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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명호수공원을 돌아보며 - 무장애 나눔 황톳길
글 : 최영두 / cydnov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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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기운이 완연한 주말, 곳곳에 꽃들이 만발한 공원의 호숫가를 산책한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정담을 나누며 거니는 숲길이 상쾌하다. 가볍게 밀고 당기는 늑골 같은 물결이 호수가 숨을 쉬는 것 같다. 산 그림자가 강을 건너온다는 옛 시인의 시구처럼 호수에 비친 녹음이 눈부신 봄볕 속에 시원한 그늘을 드리운다.

 

나라를 잃은 암울한 일제 강점기 1912년에 착공해 연인원 10만명을 동원 1915년에 완공된 제방인 월명호는 본래 식수원을 확보하기 위한 수원지였다.

그런데 이 수원지는 어릴적 이 수원지에서 물놀이를 하다 빠져 죽은 동네 형의 죽음에 오열하던 가족들의 울음소리가 잊혀지지 않는 호수였다. 1970년대 미군들이 양공주를 태우고 오토바이를 몰고 멀어지던 길이었고, 학창시절 수많은 학생들이 은적사를 향해 소풍을 가던 길이기도 했다.

 

이처럼 역사적 아픔과 추억을 간직한 호수와 숲길 속에서 아이들은 나무 사이에 줄을 묶어 워어어~!’ 소리를 내며 타잔 놀이를 하거나 나시찬이 주인공으로 등장한 전우 드라마처럼 나무 기관총을 만들어 두두두두~!’ 총소리를 흉내내며 총싸움을 하곤 했다. 아이들은 숲 속에 참호처럼 나뭇가지를 이용해 본부를 짓고 놀았다. 세계적인 문호 톨스토이의 말처럼 숲은 우리들에게 세상을 가르쳐준 놀이터였다.

 

그곳이 지금은 도심에서 가까운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도심 안에 이처럼 푸른 숲과 호수가 자리해 있다는 것은 큰 축복이 아닐 수 없다. 호숫가를 걸으며 젊은 시절 군산에서 살았던 김광균 시인의 1937년 발표작 <성호부근 星湖附近>이란 시를 음미해 본다.

 

해맑은 밤바람이 이마에 서리는

여울가 모래밭에 홀로 거닐면

노을에 빛나는 은모래 같이

호수는 한포기 화려한 꽃밭이 되고

 

호수변을 따라 편백나무 치유의 숲이 있는 월명호수는 2016년에 이어 무장애 나눔길 지원사업을 통해 보행약자들도 장애없이 자유롭게 숲을 이용할 수 있는 숲길을 조성했다. 그리고 주위에 황토포장과 데크 조성을 통해 더 쾌적하고 이용하기 편리한 길을 조성하고 있다. 바로 이 편백나무 숲속에서 책을 읽기도 하고 음악회가 열리기도 한다. 그 풍성한 숲의 향기를 찾아 남국에서 날아온 뻐꾸기가 숲 속에서 여운 가득한 인사를 건네온다.

비단자락처럼 산허리를 감싸며 번져가는 월명산 벚꽃처럼 봄볕 가득한 호수를 따라 시원한 녹음 사이로 사람들의 대화꽃 또한 활짝 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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