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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면서 향기나고 지면서 향기나는 연꽃 같은 여인 - '한양물산' 정순자 대표
글 : 박모니카 / sijique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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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에 푸른 물결을 두르고 넓고 짙은 푸른바다를 성큼 내어주는 생선이 있다. 바로 국민생선 1호, 고등어다. 대표적인 등푸른 생선 중 하나이며 따뜻한 바다를 좋아하는 회유성 어종이다. 

보리처럼 영양가가 높고 가격이 저렴해 ‘바다의 보리’라 불리는 고등어는 뇌세포 활성물질과 오메가-3 지방산이 많아 혈액 순환에도 좋고, 성인병 예방에도 최고의 생선으로 일컫는다. 한국인의 밥상에 날 회, 조림, 구이, 찌개 등 다양한 형태의 요리로 사랑받는다. 주로 제주도와 남해안, 동해 바다 일대에서 포획되어 전국에 유통되고 있다고 한다. 

 

항구의 도시 군산하면 조기, 갈치, 병어, 홍어, 그리고 박대 등의 생선들이 주종 판매이다. 그런데 오로지 고등어만을 전문으로 유통하는 고등어 예찬가이자 유통사업가인 <한양물산>대표 정순자씨를 만나서 그녀의 삶에 미친 고등어이야기를 인터뷰했다.

 

그녀는 고등어전문총판업을 한지 25년차의 전문가이다. 고향이 전북 위도이고 평생 어업을 하신 부모님이 계셨으니, 정대표의 삶이 바다와 깊은 인연으로 맺어진 것은 자연스럽다. 결혼후 IMF를 맞으면서 전산업을 했던 남편이 실직했고 그로인해 평탄해보였던 그녀의 삶에 다른 궤도가 생겼다. 

 


 

전 재산이었던 집보증금과 자동차한대를 트럭으로 바꿔서 야채가게를 운영(납품과 도매중심) 하던 중, 오빠의 권유로 군산에서 생선장사를 시작했다고 한다. 많은 생선 중에 고등어는 서민이 가장 애호하는 품목이었고, 특히 유통의 흐름을 볼 때 경제적 이윤을 금방 파악했다고 말했다. 

군산으로 귀향한 후 지금 하고있는 사업에 대한 그녀의 마음을 들었다.

 

고교졸업후 한의원에서 일하다가 결혼해서 10여년 만에 귀향했어요. 처음엔 생계유지와 아이들 교육수단으로 이일을 시작했죠. 남편은 생선을 다루는 일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어요. 글 쓰고 책 읽고 서예를 좋아하던 선비 같은 사람이었거든요. 갑작스런 실직으로 닥힌 경제적어려움에 대한 책임감이 강했죠. 자신을 버리고 함께 생선을 다루는 생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인사가 만사’라고 말했던 남편 덕분에 빨리 자리 잡았습니다. 고등어전문총판일을 한지 25년차인데요, 고등어하면 오로지 우리 가게를 떠올려주는 단골손님들 사랑 덕분에 이제는 정말 일에 대한 뿌듯함과 감사함을 느낍니다.

 


 

총판이 자리잡기까지 기둥이었던 평생의 짝꿍, 이제는 돌아가신 남편과의 추억을 말했다.

 

평균 새벽 5시부터 하루종일 일하는 삶이예요. 지나고보니 여행다운 여행한번 못해본 것이 가장 아쉽지요. 사는 게 너무 힘들고 바쁜 와중에도 남편의 넉넉한 성격덕분에 늘 화목했어요. 바쁘다보니, 명절 하루 이틀을 빌려 여행을 했는데요. 어느 해인가, 명절음식을 싸 들고 가족이 쌍계사에 간 적이 있어요. 그곳 할머니가 쑨 도토리묵을 들고 절 뒷산으로 올라가서 먹던 기억, 여수향일암과 남해바다의 푸르름과 평온함. 마치 군산의 봄향기처럼 지금도 따뜻하게 밀려오네요. 

 

정대표는 50대에 대학공부를 시작한 만학도이다. 아들 삼형제를 키우며 함께 사회복지를 공부하는 엄마를 자처했다. 아들들은 부모의 바쁜 삶의 현장에서도 예의 바르게 성장했다. 지금은 사라진 중동 골목길, 수퍼 할머니들이 아들들을 서로 봐주겠다고 할 정도로 온순하게 자랐다. 삼형제 중 둘째아들이 정대표의 사업운영을 함께 맡아주고 있다. 

 


 

군산여고를 졸업한 그녀가 최근에는 군여고 동창대표를 맡으며 리더자로서 보람된 활동을 하고 있다.

 

군산여고 100주년 기념식 이후로 동문들의 학교행사에 관심을 가지다가 작년부터 동창대표를 맡았는데요, 올해 저희들이 졸업 40주년 (84년 졸업)을 맞이합니다. 이를 기념하고 싶어서 ‘가을 수학여행’이라는 특별한 행사를 기획하고 있어요. 저는 인복이 많은 삶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동창들의 협조덕분에 좋은 추억하나 만들고 싶어요.

 

4월의 화신(花神) 군산의 벚꽃속에서 웃는 그녀에게 좋아하는 시인과 시 추천을 요청했다.

 

  꽃도 서성일 시간이 필요하다

                                                 

                                                 안준철

 

집에서 덕진연못까지는

자전거로 십오 분 거리다

내가 자전거를 타고 가는 동안

연꽃은 눈 세수라도 하고 있을 것이다

 

오늘처럼 신호등에 한 번도 안 걸린 날은

연못 입구에서 조금 서성이다 간다

연밭을 둘러보니 어제 꽃봉오리 그대로다

아, 내가 너무 서둘렀구나

 

꽃도 서성일 시간이 필요한 것을

 

최근에 읽은 안준철 시인의 <꽃도 서성일 시간이 필요하다>라는 시집이 참 좋았어요. 제 나이 60인데요, 내 모습을 꽃으로 비유한다면 이쯤에서 나도 머물러 서성일 시간이 필요하구나 생각했어요. 연꽃 하나의 대상을 일년내내 지켜보았던 시인의 깊은 마음에 감동했어요. <꽃은 피면서 향이날까 지면서 향이날까>의 시구절을 몇 번씩 읽어보았습니다.

 

인생이라는 바다 위, 높고 낮은 파고에 힘들 때 명언하나를 가슴에 심고 기도 한다는 그녀.

 

삼인행 필유아사(三人行 必有我師)라고 하지요. 모든 사람은 장단점이 있더군요. 사업을 하면서 만나기 싫어도 만나면서 오히려 인연을 맺어가는 일이 많아요. 한 사람을 자세히 바라볼 기회가 늘어나구요. 사람보다 더 귀한 것은 없는 것 같아요.

 

이제 그녀도 삶의 순리에 귀가 순해진다는 이순(耳順)의 나이, 60살이 전하는 말이 있다면,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가 궁금했다.

 


 

인생에서 되돌아볼 수 있는 중심지가 되는 전환점, ‘이제부터 시작이다’ 라는 느낌이 들어요. 만학에 전공한 사회복지학을 기반으로 노년의 복지관련활동에 관심이 있어요. 제게는 노래와 흥을 돋우는 끼가 있어서 노인들을 위한 자원봉사도 하고 싶구요.

 

오랫동안 삶의 치열한 생계터로서만 바라보던 해망동 선창가에서 이제는 또 다른 매력을 느낀다는 정대표는 탁류 속에서도 튀어오르는 보리숭어의 팔닥거림에 가슴이 뛴다고 한다. 마치 새벽 경매시장에서 울리는 경매인들의 우렁한 목소리처럼 아름답기 그지없다고 한다.  

 

‘부모가 육체적 생명을 주었다면 한양물산은 그 삶을 건강하게 이어주는 생명줄같은 존재여서 부모의 은혜와 동급이다.‘라고 말하는 정대표. 하루에 평균 3000여마리의 고등어가 푸른 바다와 함께 다가와 ’내가 고등어가 되고, 고등어가 내가 되는‘ 동화의 시간이 행복하다는 정대표.

서해앞바다를 바라보는 그녀의 모습 속에서 태평양보다도 더 넓고 푸른 물결을 이고 지고 오는 등푸른 고등어들이 끝도 없이 춤을 춘다. 

<상품문의, 한양물산 063-445-44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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