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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산의 봄은 '맛있다'
글 : 서진옥(문화평론가) / seoball@lycos.co.kr
2012.04.01 17:48:57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높고 험준한 산과 바다가 있는 곳은 금수강산 아름다운 우리나라에서도 당연히 인기가 높다.  설악과 금강이 험한 산이 물속에 풍덩 빠진 듯, 다도해 역시 기이한 경치를 선사한다.  서해안에도 그런 곳이 좀 있지만 그중 가장 기세 좋은 산이 물가에 대롱대롱 맺혀있는 곳이 변산반도 이다.  예로부터 변산반도가 산과 바닷물이 만나는 아름다움으로 칭송을 받아온 까닭이 있다. 여기에 마침 나들이하기 좋은 따뜻한 날씨에, 맛난 먹거리까지 더해진다면 금상첨하다.  소금과 갯벌이 잉태한 부안에 음식들이 자칫 밋밋해지기 쉬운 여행 스케줄에 깨알 같은 재미를 선사한다. 슬슬 변산반도가 눈길을 당긴다.  아! 참 2012년도 올해는 마침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정한 ‘전라북도 방문의해’ 다.

 

 

산과 바다가 만나 이룬 변산반도

전북 부안 변산(邊山).  특이한 이름을 가졌다.  서해안에 산이 들어가는 지명을 찾아보면 안산(案山), 서산(瑞山)과 군산(群山), 그리고 변산이 있는데 이 모두 범상치 않은 산세를 자랑한다.  안산을 다리미로 누른 듯 나지막한 산이 드넓게 펼쳐진 지형이다.  서산은 산이 바다 뒤편에 멀찌감치 섰고, 군산은 산이 물속에 빠져 섬을 이루고 있다면 변산은 그야말로 물가에 버티고 섰다.  

 

 


 

변산은 산세도 험준하다.  조선 정조 때 박지원 지은 한문소설 ‘허생전’에 보면 ‘허생이 돈 삼십만 냥을 들고 변산에 모여 사는 군도(群盜)를 설득시켜, 함께 장기(長崎 ․일본 규슈로 추정)로 떠났다’ 는 대목이 나온다.  그처럼 변산은 치안이 미처 못 미쳐 도적이 숨어살 정도로 험준한 산세를 지닌 곳이다.  채석강과 모항 등 아름다운 바다가 있어 늘 상 고기 잡는 어촌으로만 기억하고 있었지만, 막상 돌아보니 역시 이름대로 산세가 매섭기 짝이 없다.  외변산에 이르면 채석강, 적벽강 등 눈에 담아가기 미안할 만큼 수려한 경관이 해안과 한 길을 따라 한 붓에 그려낸다.  내변산에는 직소폭포, 중계계곡, 등 상대적으로 때가 덜 탄 속살을 지니고 있다.  내변산 관광의 중심 내소사의 경관은 오랜만에 찾아온 친구처럼 기분 좋은 느낌을 준다.  군데군데 신록이 오르고 있는 봄.  비응항을 지나 새만금 해안도로를 따라 일출과 일몰, 들꽃부터 야생화까지 모두 즐길 수가 있다. 

 


 

백합, 바지락, 주꾸미, 아기 도다리

변산의 자랑거리는 역시 맛있는 먹거리다.  봄의 푸름은 고작 눈만 즐거울 테지만, 봄의 맛은 코와 입, 그리고 그 안에 든 혀, 장기까지 모두 즐겁게 한다.  차진 갯벌 모래 속에는 봄 조개가 방긋거리고 물속에는 주꾸미가 셔플댄스를 춘다.  변산을 한 바퀴 돌면 수많은 맛 집과 부딪힌다.  그만큼 내세울 것이 많다는 애기.  소금이 좋으니 뭐든지 맛있을 테지만, 특히 간장게장과 젓갈이 좋다.  전주가 음식으로 유명한 것은 남원 지리산의 산채와 김제 평야의 곡물, 그리고 군산의 싱싱한 해산물, 젓갈 등 부안 바다의 먹거리가 한데 모이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귀에 쏙 들어온다.  하지만 유명 관광지로서의 잔인한 운명은 피해가기 어렵다.  사람들이 몰리면서 과거의 명성을 깡그리 잃었다는 어느 유명 백반 집에 들렀더니 정말 그렇다.  상실의 시대, 십여 년 이상 생각만 해도 좋았던 맛 집을 잃어버림은 실로 서글픈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만물이 소생하고 사멸하는 생태계처럼 변산 에는 다시 새록새록 근사한 맛 집들이 생겨날 테니 그리 걱정할 것은 못된다.  바다 밑으로 봄이 스멀스멀 올라오니 제철 먹거리들이 툭툭 튀어 오르고 물 위로 걷는 듯 한 변산 마실 길에는 상춘객들이 줄을 잇는 봄, 지금 서해는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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