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gun 홈페이지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메인 메뉴


콘텐츠

홈 > ARTICLE > 사회
생일 축하 주인공은?
글 : 채규정 /
2017.05.01 10:36:56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생일 축하 주인공은?




 

연말연시 소중한 선물은 달력이다. 달력을 통해 새해 집안 대소사를 확인한다. 딸이 丁酉年 달력을 보고, 아내에게 기쁨이 두 배라고 호들갑을 떤다. 아내가 기쁘면 기쁘지 무엇이 두 배냐고 시큰둥한다. 512일에 고정된다. 달력이 뚫어지게 바라본다. 음력 417일이다. 생일이 겹친다. 문제는 음력과 양력이다. 이중과세가 어쩌고저쩌꼬 해도 태양력 못지않게 시골과 어촌은 태음력도 우리 생활에 절대적 영향력을 준다.

 

친손주가 셋이다. 귀엽고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손주들을 한 마디로 말하면 번뜩이다 깍듯하다 야무지다로 각각 평한다.

 

첫째 손녀인 수민이는 무얼 보아도 예사롭지 않게 진지하게 바라본다. 뚫어지게 바라보며 문제를 해결해야 직성이 풀린다.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다고 논리적으로 말을 잘 한다. 엉뚱하다고 말해야 되나. 산뜻한 반전은 상상을 예측할 수 없다. 장래 문인이 되려는가? 글로 만인의 심금을 울리려는가? 번뜩이는 재치가 놀라운 중학교 2학년이다.

 

둘째 손녀 수희는 인사를 잘 한다. 예의가 바르다. 할머니 수희가 찾자오니 짠해요 하며 다정하게 기쁨을 가장 먼저 전한다. 절하는 모습이며 목소리가 상냥하다. 가슴에 켜켜이 쌓인 각종 근심 걱정거리를 말끔히 씻어 주는 구원의 목소리다. 성우가 제격인 듯하다. 절도 있는 행동이 귀엽다. 깍듯한 태도에 매료되는 초등학교 6학년생이다.

 

셋째 손자는 수안이다. 분명한 의사 표현과 확신에 찬 주장을 말하는 데 당당하다. 똘똘하고 의젓한 자세가 기대된다. 매사 주눅 들지 않고 끈기로 임한다. 상아탑에서 진지하게 연구할 학자감이라 확신한다. 띠동갑을 말하는데 손자완 주갑이다. 같은 丁亥年生이다. 마무리에 빈틈없도록 노력하는 야무진 성격의 초등학교 5학년이다.

 

손주들이 책읽기가 몸에 배어 열성인 점이 가장 고무적이다.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등 악기 연주도 익히고, 그리기도 잘 한다. 한 컷 만화에 웃음이 절로 나온다. 뿐만 아니라 사라지는 주산도 즐겨 연습한다. 다양한 활동에 가슴이 뿌듯하다. 일생을 책과 함께 하는 사람이길 바란다. 책을 통해 세상사를 꿰뚫어 꿈을 이루길 간절히 기원한다.

 

올해 중학교 2학년인 수민이는 2003512일생이다. 14세다. 공부 열심히 하고,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며, 어른 말에 순종하며 매사에 긍정적이라 듬직하다. 주어진 어렵고 힘든 일에 도전하길 즐긴다. 특히 관찰력이 뛰어나다. 아파트에 살면서 할머니 집에 와선, 곤충 벌레 잡초 등에 지대한 관심으로, 수민아 하고 불러야 방으로 들어온다. 마당에서 새롭게 본 것에 대해 이것저것 꼬치꼬치 물으면 대답하기 쉽지 않다. 클수록 사물에 대한 호기심이 더 한다. 무관심과 역겨움에 도외시 할 풀과 벌레가 소중한 자연 친화적 자세다.

 

어쩌면 그렇게 당신 생신과 수민이 생일이 같은 날이요. 올핸 거창한 상차림을 해야겠어요. 당신 칠순보단 맏손녀 수민을 위하여 상 차릴 게 조금도 걱정이랑 말란다. 수민이 하는 행동마다 대견스럽고 생각이 깊은가 자랑스럽다며, 우리 집안은 청출어람이라 희망이 가득하다며 기뻐한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안다는 속담처럼. 수민이는 제 주장보단 모두를 위해 생각하는 아량이 기분을 좋게 한다. 공부도 열성이고 맡은 일도 최선을 다 한다.

 

동생들을 잘 돌보고 어버이 말에 순응한다. 어찌 듬직하지 아니한가. 이제 할머니보다 훌쩍 더 큰 수민이는 각별하다. 어려서 아내가 키웠기에 더 애정이 간다. 방긋 웃는 모습이 떠오르면 온갖 근심 걱정을 말끔히 저버리고 언제나 삶의 활력소가 된다. 56세에 비로소 할아버지가 되었다. 아장아장 걷는 모습이며, 인형을 갖고 노는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그런 수민이가 어언 중학생이다.

 

중학교 입학 때 우리말 분류 사전을 비롯하여 국어사전을 몇 종류 선물했다. 내 생일보단 손녀 생일을 위해 이번엔 남영신 지음 보리 국어 바로쓰기 사전을 사 주어야겠다. 왜냐면 손녀 덕분에 큰소리치고 싶은 욕망이 굴뚝같다. 누구 앞에서도 우리 손녀 국어 공부는 제대로 시켰다고. 마치 프랑스 어머니들이 딸을 출가시킬 때 모국어만은 확실하게 가르쳤다고 자존심을 드러내듯. 수민아! 틈만 나면 국어사전 찾기에 전념해라. 아름다운 우리말을 활용해 전파하는데 심혈을 기우려라. 소중한 우리말을 갈고 닦아 겨레가 주체성을 찾는데 한 알의 밑거름이 되길 할아버지는 바란단다.

 

손주들은 삶의 활력소다. 행동 하나하나를 예의주시하며 희비애락이 교차한다. 함께 있으면 웃음이 넘친다. 할아버지 할머니를 우선하는 치사랑에 힘이 샘솟는다. 나는 항구로 돌아오는 배와 같다. 만선이어야 하는데 빈 배다. 텅텅 빈 배지만 손주 복 하나는 꽉 찼다. 이제 망망대해로 힘차게 나가는 손주에게 지대한 기대를 걸며 산다는 기쁨은 인생 통과의례 중 행복이 철철 넘치니 복을 넘치게 받은 사람이다.

 

지금껏 죽 음력으로만 생일 축하를 받았다. 그런 나에게 올핸 손녀와 생일이 겹치는 행운을 누린다. 이 기쁨은 손녀에게서 받는 최고의 생일 선물이다. 언제 또 수민이와 생일이 겹쳐 식구들과 즐길 그날이 있을런가? 내리사랑과 치사랑이 교차하는 날.

 

古稀의 할아버지가 志學의 우리 맏손주 생일을 거듭 축하하며.

 

음력 1947417일생(양력은 63일생)

 

채규정

전북 군산시 금동안길 49-4

063-452-3527. 010-5679-2078

  

채규정님 기사 더보기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닫기
댓글 목록
댓글 등록

등록


카피라이터

주소 : (우)54020 전북 군산시 절골3길 16-2 , 출판신고번호 : 제2023-000018호

제작 : 문화공감 사람과 길(휴먼앤로드) 063-445-4700, 인쇄 : (유)정민애드컴 063-253-4207, E-mail : newgunsanews@naver.com

Copyright 2020. MAGAZINE GUNSAN. All Right Reserved.

LOGIN
ID저장

아직 매거진군산 회원이 아니세요?

회원가입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잊으셨나요?

아이디/비밀번호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