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피에는 정답은 없지만 오답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말 한 문장에 이 공간의 태도가 담겨 있다.
유행을 좇기보다, 매일 마셔도 지치지 않는 커피를 고민하는 사람.
크기보다 기다림을 줄이는 선택을 한 사람. ‘카페 프레이’에서 ‘체로키 커피하우스’로 이어진 이 확장은, 성장이라기보다 책임에 가까웠다.
군 복무 중이던 20대 초반, 그는 복학 대신 커피를 선택했다.
제대 후 곧바로 커피 일을 시작했고, 23살에 작은 카페를 열었다.
나운2동 주민센터 옆, 약 20평 남짓한 공간. 홀과 주방이 가까워 손님과 눈을 마주치며 일하던 곳, ‘카페 프레이’였다. 처음엔 두려움이 앞섰다.
내가 내린 커피가 손님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어쩌나. 그 두려움을 넘기는 방식은 단순했다. 매일 공부하고, 내려 보고, 다시 맛보는 일. 기대보다 경험이라는 마음으로, 그렇게 하루하루를 쌓아갔다.
카페 프레이는 그의 시행착오를 고스란히 품은 공간이었다. 실수도 많았고, 부족한 순간도 많았다. 그럼에도 단골 손님들은 너그럽게 지켜봐 주었고, 함께 시간을 보냈다.
손님들이 이곳을 ‘아지트’처럼 여겨주었다는 사실이 가장 뿌듯했다.
“20대를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카페 프레이가 떠올라요.”
그에게 프레이는 장사가 아니라 시절이었다. 확장은 욕심에서 시작되지 않았다.
혼자 일하다 보니 기다림이 길어졌고, 기다리다 돌아서는 손님들이 생겼다.
그때 그는 선택해야 했다. 더 잘해지고 싶다는 마음보다, 불편함을 줄여야겠다는 책임이 앞섰다. 체로키 커피하우스는 그렇게 시작됐다. 체로키 로즈에서 이름을 따왔다.
유행을 따르지 않는, 독립적인 커피숍. ‘우리만의 매장’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이름에 담겼다. 의도적으로 분위기를 정하지는 않았다. 다만 이 공간에 들어왔을 때, 조금은 외부와 단절된 느낌을 받길 바랐다. 그래서 예쁘지만 불편하지 않은 가구를 고르는 데 시간을 들였고, 공간의 완성은 음악이라고 생각해 스피커 제작에도 신경을 썼다.
유유자적한 시간, 여유로운 호흡. 체로키가 전하고 싶은 감정이다.
그의 커피 철학은 분명하다. 정답은 없지만, 오답은 있다. 너무 강한 쓴맛이나 신맛이 튀는 에스프레소를 피하려 한다. 아메리카노는 매일 마시는 음료이기에, 적당한 바디감과 고소함 끝에 산미가 살짝 느껴지는 균형을 목표로 한다. 원두 역시 그 기준에서 고른다.
과하지 않은 산미, 견과류와 카라멜 같은 뉘앙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커피는 과테말라 산지의 게이샤 워시드. 배 같은 과일의 단맛과 단단한 바디감을 가진 커피다.
체로키에서 자신 있는 메뉴는 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 그리고 에그타르트.
손님들이 시그니처로 떠올리는 건 필터 커피 (핸드 드립) 이다.
음료든 빵이든, 혼자서 한 잔, 한 개를 끝까지 즐길 수 있는 맛.
그 기준은 쉽게 양보하지 않는다. 카페를 오래 하다 보면 손님들의 시간이 쌓인다.
대학생 시절부터 찾던 커플이 취업을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다.
루프탑에서 프로포즈를 하고 부부가 된 손님도 있다. 하루에 두 번씩 들르는 동네 공무원들도 있다. 그는 손님이 오래 머무는 것을 좋아한다. 오픈부터 마감까지, 아무 말 없이 시간을 보내다 가는 날이면 특히 그렇다. 불편하지 않고, 공간이 마음에 든다는 신호 같아서다. 체로키는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찾는 카페가 되길 바란다. 그래서 메뉴 구성도, 가격도 높게 두지 않으려 애쓴다. 그가 생각하는 자신의 역할은 분명하다.
이 공간과 커피, 그리고 베이커리를 ‘믿고 선택해도 되는 것’으로 만드는 사람.
“버틴다는 건 시간을 쓰는 일이에요.”
그는 버티는 일을 미련하다고 생각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말한다.
시간과 에너지를 녹여낸 경험은 결국 어떤 형태로든 남는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가 꿈꾸는 체로키의 1년 뒤 모습은 아직 가보지 못했지만 늘 떠올리는 호주의 동네 카페다.
사람들이 루틴처럼 들러 커피를 마시고, 직원과 짧은 대화를 나누며 하루의 일부로 스며드는 공간.
체로키 커피하우스가 그런 하루의 한 장면이 되길 바라며,
오늘도 그는 커피를 내린다.
군산시 나운 3길 20
체로키 커피하우스
0507-1314-9746
매주 일요일 정기 휴무
루프탑운영 12:00-2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