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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이들의 마음을 읽어주는 ‘맑은 창’입니다.”
글 : 이수(자유기고가) / jean4929@hanmail.net
2013.12.01 11:16:36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선생님 친구를 죽이고 싶어요. 그리고 저도 죽을래요.” 라고 학생 한 명이 절규 한다고 하자 이때 학생에게 옳고 그름을 알려줘야 하는 담임선생님은 “ OO야 진정하렴, 사람을 죽이는 일은 나쁜 짓이다”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것이 정상적인 훈계이기 때문이다.  또 자식을 바르고 착하게 키워야 하는 부모는 “너 정말 왜 그러니? OO야 엄마 아빠가 너 그렇게 키웠니?”라며 아이를 말리 것이다. 그 또한 그것이 정상적인 양육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 상담사 선생님을 찾아오면 “그렇구나. OO야. 너는 그 친구를 죽이고 싶을 만큼 화가 났구나”라며 바로 그 친구의 마음에 공감을 해준다. 왜냐하면 상담 선생님은 옳고 그름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상담하러 온 그 아이의 심정을 공감해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전문상담사들은 일선 학교에서 마음이 아프고 상처 입은 아이들, 어디 가서 자신의 입장을 하소연 할 수 없는 아이들, 몸과 마음을 잠시 피해야 할 곳이 필요한 아이들 등 현재 이시대의 청소년 문제의 최대 관심의 하나로 떠 오른 학교 폭력의 문제 즉, 피해자로서, 혹은 가해자로서 그리고 방관자로서 살아 낼 수  밖에 없는 구조 속에서 아이들의 ‘마음의 쉼터’ 역할을 해주는 사람이다.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

그렇기 때문에 전문 상담 선생님들은 항상 조용히 학교 상담실을 지키고 있다. 학교에서 소위 잘나가는 아이들, 즉 담임선생님들과 소통도 잘되고 공부도 잘하고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도 좋은 아이들은 학교생활이 즐거울 것이다. 그러나 집단 따돌림을 당하는 ‘왕따’나 ‘은따’를 경험하는 친구들, 공부도 못하며, 자신의 이야기는 모두 친구들 사이에서 묵살되는 아이들, 그리고 가정의 문제, 개인의 심리적 요인에서 오는 우울과 같은 조용히 그러나 아이들의 성장에 부정적인 요인을 가득 안은 아이들은 다른 친구 들이나 선생님의 눈을 피해 상담실의 문을 두드리는 것이다.

 

군산 문화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노유리 선생님 “저는 학교상담실에 들어오는 전에 청소년상담센터 등 에서 일을 했어요. 그 당시에는 상담센터로 상담 받으러 오는 친구들이 가장 문제되는 학생들이거란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 와보니 상담센터에 오는 아이들은 그 누구라도 그 아이 손을 잡고 상담 받으러 오는  보호자가 있는 아이들이고, 그 아이들의 문제가 드러나 있는 친구들이란 의미에서 그래도 사회의 관심을 받고 있는 부류라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 와보니 그럴 수조차도 없는 아이들,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이 너무 많습니다. 보호와 예방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학교 상담실은 너무 중요한 곳이라는 사실에 무척 책임감을 느꼈어요.”라고 말한다.

 

 


 

상담선생님 존재만으로도 아이들엔 위로 

학교 상담실에서 상담선생님이 존재한다는 의미는 학교에서 신체적 응급조치를 위해 보건실이 필요한 것과 같은 의미이거나 그 이상 일 것이다. 마음의 상처에 급한 응급처치나 그 병이 얼마나 깊은지 혹은 어느 병원이 필요한지를 알게 해 주는 ‘마음의 보건실’인 것이다. 그 이유만으로도 아이들은 위로를 받는다.

 

“2학년 때 부터 몸이 뚱뚱해 친구들의 놀림을 받으면서도 자존심 하나로 버티다가 결국 집단적인 놀림을 받은 끝에 죽고 싶다며 6학년의 한 여학생은 울면서 상담실로 찾아와 “제 눈에서 눈물이 나오다 보면 내 몸에 있는 모든 물기가 다 빠져나와 강물을 이룰 것 같아요…그러면 결국 제 눈에서는 피 눈물이 나겠죠?”라며 상담실에서 울다 지쳐 잠이 든 아이가 있었죠.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그러니 살 빼면 되잖아. 많이 먹지 마.”라는 잔소리만 할 뿐, 귀 기우려 아이의 마음을 드려다 보지 못했기 때문에 아이는 조울증을 앓고 있는 듯 했어요. 정확한 진단이 필요했죠. “여기는 편안 한 곳이군요. 울고 싶을 때 와 도 되나요? 학교에 상담실이 없었다면 아마 전 죽으러 높은 곳으로 올라갔을 것예요” 선생님이 아이들의 사연을 들어 주는 ‘경청’ 만으로도 아이의 맘을 위로할 수 있고 상담효과를 거둘 수도 있었던 그 아이는 그 후엔 울려고 다시 찾아오지 않았지만 힘 들 때마다 상담실에 들러 자기를 사랑하고 자기에 몸에 비 호감을 거두어 적어도 자기와 자기 몸의 뚱뚱함은 같은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두 가지 문제로 인식할 수 있게 됐어요. 아이가 “ 선생님 이제 저는 죽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살을 좀 더 많이 빼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라고 말을 했고 지금도 꾸준히 운동을 해 살도 많이 뺐어요.”라며 소속을 밝히면 그 아이를 누구라도 상상할 수 있기 때문에 소속을 밝히고 싶지 않다던 한 상담선생님의 사연은 상담실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고 있다. 낙인찍혀 뭔가 변화의 계기를 가지려해도 누구하나 눈길을 주지 않는 아이들을 보듬고, 우등생보다는 열등생, 모범적인 친구들 보다는 문제를 일으키는 친구들의 친구이고 엄마이고 보호자가 학교상담실 선생님들인 것이다.  

 

 


 

당국의 임시방편 ‘비정규직’ 효율성 떨어져

그러나 전문상담사 선생님은 아이들 곁에 오랫동안 지켜볼 수 없는 입장이다. 전문상담사 선생님들은 계약직이기 때문이다. 학교폭력의 마지막 마지노선이 학교 상담실이라는 인식은 교육관계자들이 합의했지만 현실적인 예산은 세우지 않고 임시방편적인 한정 사업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비정규 계약직으로 2년 이상 상속근무를 할 때는 자동 무기계약으로 바뀌는 법망을 피하기 위해 매년 재공고 재 채용을 반복하며 전문상담사를 배치하고 있어 아이들과의 교류와 소통 질 높은 상담의 한계를 담당자는 항상 느끼고 있는 것이다. 

 

군산지역 전문상담사 모임의 대표를 맡고 있는 군산 산북 초등학교 박연희 선생님은 “한 학교에서 아이들을 몇 년씩 지켜 볼 수 있다면 아이들의 행동변화나 어려움을 호소해 왔을 때 단 번에 아이들의 문제를 파악할 수 있어요. 그런데 단기간만 학교에 근무하다보니 아이들의 성향이나 가정환경도 미처 파악하기 전에, 혹은 아이들과 여러 상담회기를 통해 마음을 열어 놓아 문제를 해결하고 상담을 종결했다 해도 그 아이를 관찰하고 사후 피드백을 통해 계속적인 마음의 지원을 해 줄 수도 있는 학교 상담실의 특징을 제대로 살릴 수 없다는 것이 항상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전문상담선생님들은 상담사가 되기 위해 관련분야의 학위소지자나 대학원에서의 지속적인 수련, 각종 세미나 참가, 그리고 교육지원센터 주최 연수를 통해 전문적인 소양을 갖추어 나가는데 심혈을 기우리고 있다. “아이들의 심리를 다루는 일이니 공부를 게을리 할 수 없어요. 그래서 저희는 채용이 되면 현장에서 아이들과 같이 생활하지만 설령 현장에 있을 수 없다고 해도 우리 자질을 올리기 위한 공부를 게을리 할 수 없습니다.”

 

공부하거나 혹은 채용되거나… 편하게 생각해왔던 전문상담사들의 생각이 요즘은 바뀌었다. 상담 현장에서 만났던 아이들의 긍정적인 변화를 접하거나, 아니면 쉽게 맘을 열지 않지 않았던 아이들과 겨우 공감을 형성해서 아이들과 소통을 할 무렵 일을 그만 해야 하는 현실적인 문제는 결국 우리 소외되고 힘든 아이들에게 더 깊은 상처로 남아 종래에는 아이들의 성장에 부정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백년대계 교육현장에서의 소외되고 힘든 아이들을 돌보고 지지를 해 줄 수 있는 사람으로, 많은 아이들을 다 같이 이끌고 나가야 하는 담임선생님에게 꼭 필요한 조력자로, 그리고 아동관점에서 서서 학교당국과 부모들 사이의 협의자로서 지금 학교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업무라고 자임하는 책임감에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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