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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거수(오래되고 큰 나무)를 통해 보는 군산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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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01 14:13:19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노거수(오래되고 큰 나무)를 통해 보는 군산이야기

여덟 번째 개정동(開井洞) 향나무

 

김태휘(스코트라 미래기획실)

macwon@naver.com

 

개정동은 군산시의 동쪽에 위치하고 있는 도농 복합 지역입니다. 동쪽은 대야면, 남쪽은 회현면, 서쪽은 옥산면, 북쪽은 성산면에 이웃합니다. 개정들판을 중심으로 벼농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국도 26호선과 장항선 철도가 관통하고 있습니다. 교육 시설로 군산동고등학교와 군산간호대학교가 위치하고 있으며, 군산시의 여러 행사가 열리는 월명 종합 경기장과 공동묘지 2개 소 등 묘지 10,000여 기가 산재하여 있기도 합니다. 개정동은 본래 임피군 지역으로 개정이라는 명칭은 조선 영조시기에 각 읍에서 편찬한 읍지를 모아 책으로 엮은 여지도서임피개정제(蓋井堤)는 관아의 서쪽 20리에 있다.’라는 기록에 처음 등장합니다. 그 후 개정의 표기자는 1914년 행정 구역을 개편하면서 (·)’에서 ()’로 변화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한국 지명 총람에는 개정이란 지명이 마을에 있던 큰 우물, 즉 개우물 또는 개정(蓋井, 盖井)에서 유래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개정동의 북쪽은 개정면 고봉산에서 연결된 용미산, 장군봉 등 고도 80m 내외의 구릉대가 분포하고 서쪽 방향으로 도시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남쪽은 넓은 개정들이 펼쳐져 있어 아름다운 자연이 어우러진 조용한 전원의 고장입니다.

 

 

 

옛 부터 사당을 지키던 나무가 정원으로 들어오다

 

어느 도시나 제 나름의 정서적 특징을 담은 나무가 있게 마련입니다. 대개는 주변에서 가장 친근하게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그 나무의 전체적인 생김새나 도시의 생성 시기가 빚어내는 분위기가 그 도시만의 문화적 특징을 닮은 나무를 그렇게 꼽곤 하죠. 그렇다면 우리 군산의 정서를 제대로 표현할 만한 나무는 어떤 나무일까요?

 

근대역사문화의 거리라고 하는 군산 시내의 월명동이나 영화동, 신흥동 등을 걷다보면 유난히 눈에 띄는 나무가 있습니다. 향나무인데요. 크기도 상당하거니와 나무의 자태를 얘기하는 수형 또한 멋진 모습의 나무들이 심심찮게 눈에 들어옵니다. 옛 부터 선조들이 가까이하고 심어 온 나무입니다. 오랫동안 우리 민족의 삶과 함께해오면서 문화적으로 친근한 나무라 그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1899년 군산이 개항한 이후 일제강점기에 접어들면서 일본인 대지주들이 정원에 다양한 나무들과 함께 식재하여 가꿔오면서 정원수로 거듭나게 되는데요, 이는 우리나라의 기후에 항상 푸른 잎을 가지고 풍성함을 자아낼 수 있는 나무이기에 권력과 부의 상징처럼 여겼기 때문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가지게 합니다.

 

꼭 근대역사문화거리가 아니어도 향나무는 곳곳에서 그 푸른 모습을 드러내는데요, 좀 오래되었다 싶은 장소에는 어김없이 덩치 큰 향나무 한 두 그루는 꼭 있습니다.

 

 

향나무는 이름 그대로 향이 나는 나무입니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어릴 때 향나무로 만든 연필로 글씨를 쓰면 그 은은한 향기 때문에 저절로 기분이 좋아지곤 했습니다. 귀한 향나무 연필은 몽당연필이 될 때까지 쓰다가 더 짧아지면 볼펜대에 꽂아서 쓰기도 했지요. 한편 향나무는 제사를 지내는 곳에 심어졌었는데요. 오래 된 향나무의 나무 뒤쪽 굵은 줄기를 들여다보면 파낸 흔적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제사에 향으로 사용하기 위한 것이었을 겁니다. 그런데 이렇게 우리의 생활 속에 가까이 다가와 있던 전통 향나무는 그 향을 내는 역할을 다른 풀이나 화학원료에 내어주면서 다소 우리에게서 멀어져 버린 느낌입니다.

 

향나무는 측백나무과에 속하는 나무입니다. 그러고 보면 제법 잘 자란 향나무 잎은 부드러워져서 작은 비늘 모양 잎이 겹쳐진 빽빽한 잎 다발을 이루고 있는 측백나무의 잎 모양과는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닮아 있습니다. 다만 측백나무 잎 다발이 손바닥 모양으로 편평하게 형성되는 반면에 향나무 잎 다발은 둥글둥글 뭉쳐지는 성질이 있지요. 아마도 이런 성질을 개량해서 가이즈카향나무를 만들어낸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 우리가 공공기관의 정원이나 공원, 그리고 묘원 등에서 자주 만나는 향나무, 특히 잘 깎아서 동물 모양으로 만들어 놓은 향나무는 가이즈카향나무라고 불리는 개량종입니다. 가끔 오래 된 공원에서 키 큰 전통 향나무들도 만날 수 있습니다만 보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군산의 보호수인 향나무를 만나러 학교로 가다

 

거의 모든 지자체는 지역의 정서에 맞는 상징나무와 꽃을 지정하여 관리합니다. 군산은 시목으로 은행나무를, 시화로는 동백꽃이 지정되어 있습니다. 각종 학교도 이처럼 싱징나무가 있어서 교가에 나무이름이 들어가기도 하고, 교정에 심어 기념하기도 합니다. 그중에서도 1962년 삼학동에 사립학교로 설립되었다가 1992년 화재로 인하여 현재의 위치인 개정동으로 교사를 이전한 후 1998년에 공립학교로 전환된 군산동고등학교의 교목이 바로 향나무인데요. 교문을 들어서자 만나는 240여년 된 향나무 한그루가 군산시의 보호수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높이가 8미터나 되고 나무둘레도 2미터가 넘을 정도로 제법 규모가 있지만 줄기의 반 이상이 외과 수술을 받았을 정도로 힘들게 자라고 있습니다. 표석을 들여다보면 보호수 지정일자가 1982년인데, 당시부터 그 자리에 있었는지 아니면 학교가 옮겨오면서 함께 이식을 한 것인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향나무는 특이하게도 어린 가지에는 바늘잎이 달리고 7~8년 이상 된 가지에는 비늘잎이 함께 달립니다. 어릴 때는 공격적인 침 모양을 한 잎을 달고 있다가 나이가 들면서 점점 그 잎을 부드럽게 만드는 셈이지요. 저는 비슷한 현상을 다른 나무들에서도 발견합니다. 어려서 연약할 때는 강한 침을 달고서 자신을 보호하다가 자라서 튼튼해지고 나면 그 성질이 부드러워지는 현상인데요. 액막이 나무로서 집 담장 근처에 곧잘 심는 가시투성이 엄나무도 어릴 적 온통 가시를 줄기와 가지에 두르고 있다가 크게 자라면 그 가시를 떨어뜨려 버리니까요. 산기슭에서 잘 자라는 아카시아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아까시나무도 이런 성질을 보여줍니다.

 

향나무는 침 모양 잎을 단 상록수 중에서는 비교적 키가 작은 편이긴 하지만 20m까지도 자랄 수 있습니다. 다만 향나무는 다른 침엽 상록수와는 다르게 나이가 들어서도 옆으로 뻗은 가지들을 잘 떨어뜨리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옆가지들도 점점 굵어지게 되어 나무 전체의 무게 밸런스를 잡기가 어려워지게 되죠. 그래서 그런지 뿌리에서 올라온 원줄기들이 비틀어지는 경향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때문에 곧게 뻗은 키 큰 향나무를 좀처럼 볼 수 없는 것일 겁니다.

 

 

 

향이 좋은 향나무 이야기

 

향나무는 늘푸른 바늘잎 큰나무(상록 침엽 교목)로서 굵기가 한 아름이 훌쩍 넘습니다. 잎은 어릴 때는 손바닥에 가시가 박힐 정도로 단단하죠. 나무 속살은 붉은빛이 도는 보라색이므로 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한 옛 문헌에는 흔히 자단(紫檀)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종류도 다양한데요, 정원의 가장자리에 회양목처럼 많이 심으며 전체가 둥근 모양인 옥향, 아예 누워서 자라는 눈향나무, 우물가에 주로 심는 뚝향나무, 미국에서 수입한 연필향나무 등은 모두가 향나무와 한 식구입니다.

 

향나무 이야기에 침향과 매향을 빠뜨릴 수 없습니다. 세계적으로 최고급 향은 침향(沈香)으로 대표되는데요. 동남아시아의 아열대 지방이 원산인 침향나무를 베어서 땅속에 묻고 썩혀서 수지만 얻거나 줄기에 상처를 내어 흘러내린 수지를 수집하는데, 이 수지를 침향이라 하며, 의복에 스며들게 하거나 태워서 향기를 내게 했습니다. 이 수지는 귀한 약으로도 이용되는데요. 수입품인 침향은 값이 비싸고 귀하여 귀족들만 제한적으로 겨우 쓸 수 있었다고 합니다. 고려 말에서 조선 초에는 강과 바다가 만나는 해안에 향나무를 묻어두는 매향(埋香)을 했는데요. 미륵사상과도 연계된 이 행사를 하고 매향비(埋香碑)를 세운 곳이 전국에 15군데쯤 있습니다. 바닷가의 뻘밭에다가 나무를 묻어놓고 침향으로 변화하기를 기원하는 매향(埋香) 의식을 치렀던 지점임을 표시하는 비석입니다.

보통 침향으로 만들기 위한 나무로는 향나무와 참나무를 주로 사용하는데 특이하게 녹나무 침향으로 만든 삼존불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그럴 수 있는 것이 녹나무 또한 향이 좋은 나무이기 때문이지요. 그 절이 전남 완도군 고금면의 수효사(修孝寺)입니다. 신기하기도 하여 찾아가보니 과연 침향으로 만든 세 구의 불상이 모셔져 있었습니다. 가까이 가서 맡아 보니 냄새가 독특합니다. 은은하면서도 과일 향 같은 냄새가 났습니다. 이 침향은 2011년에 전남 진도에서 발굴되었다고 하는데요, 양식장을 만들기 위하여 뻘을 퍼내다, 그 속에서 길이 960, 둘레 540나 되는 커다란 나무를 발견했다고 합니다. 이상하게도 나무에서는 향기가 진동하였고 불심이 있었던 발견자는 이 침향을 수효사에 기증하였다고 합니다. 나무종류는 조사해보니 녹나무로 밝혀졌습니다. 장뇌목(樟腦木)이라고 해서 제주도를 비롯한 남해안 지방에서 자라는 나무입니다. 탄소 연대 측정을 해보니까 대략 1700년간 바닷가 뻘 속에 묻혀 있다가 세상에 나온 셈입니다. 6여 년 간의 자연건조과정을 거친 후, 이 침향으로 불상을 3구 만들어서(2017) 법당에 모셔놓은 것입니다. 향을 맡으니 대번에 위장 속까지 향이 들어옵니다. 녹나무는 장뇌목이죠. 장뇌목에서 나는 향을 장향(樟香)이라고 부르는데요, 이 장향은 보이차에서도 맡을 수 있는 향이기도 합니다. 생각해보니 보이차 산지인 중국 윈난성에서도 녹나무가 많이 자랍니다.

 

한편 전국에서 가장 나이 많은 나무는 울릉도 도동항 절벽 위에 뿌리 내린 향나무입니다. 추정 수령은 2,500년으로 지금까지 밝혀진 나무 중 국내 최고령입니다. 높이 4m, 둘레 3.1m로 크지 않으나 항구를 내려다보는 험지에서 위태로운 모습으로 세 번째 밀레니엄을 살고 있습니다.

 

 

개정동의 문화재 - 이영춘 가옥(전라북도 유형문화재 200)

 

누구에게나 부끄럽고 치욕스러운 과거는 기억 속에 조차 담아두고 싶지 않는 지움의 대상이죠. 하지만 최근 들어서 어둡고 아팠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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