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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거수(오래되고 큰 나무)를 통해 보는 군산이야기
글 : 이진우 /
2021.12.01 10:05:37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노거수(오래되고 큰 나무)를 통해 보는 군산이야기

여섯 번째 옥도면(沃島面) 고군산군도의 나무들

 

김태휘(스코트라 건설레저본부장)

macwon@naver.com

 

 

 

고군산군도(古群山群島)는 군산시 옥도면(沃島面)에 딸린 군도입니다. “옥도면이라는 명칭은 면 신설 때 옥구군의 섬 지역이라는 의미를 취하여 만들었다고 하는데, 군산시에서 남서쪽으로 약 50떨어진 해상에 있으며, 무녀도(巫女島선유도(仙遊島신시도(新侍島방축도(防築島) 63개 섬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 중 16개가 유인도(有人島)입니다. 고군산군도라는 명칭은 오늘날 고군산군도의 중심 섬인 선유도[仙遊島]에서 유래되었습니다. 군산도라 불리었던 선유도에 조선 태조가 금강과 만경강을 따라 내륙에 침입하는 왜구를 방어하고자 수군부대인 만호영을 설치하였는데, 세종 때 수군부대가 옥구군 북면 진포(현 군산)로 옮겨가게 되면서 진포가 군산진이 되고 기존의 군산도는 옛 군산이라는 뜻으로 고군산이라 불리게 되었습니다. 이후 섬들은 여러 차례 행정구역의 변천을 거치면서 충청남도와 전라남도에 속했던 적도 있었고 자치단체를 달리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1910년 국권 피탈 이후 차례로 편입되어 현재에 이릅니다.

 

고군산군도의 섬들은 해발고도 150m 이하의 낮은 구릉성 섬들로, 원형으로 배치되어 있는데. 그 중 신시도가 가장 크며 야미도·선유도·무녀도·장자도 등의 섬이 다리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근해 연안어업의 중심지로서 인근 수역은 서해 다른 지역에 비해 수심이 일정하고 해안선이 만()을 형성하고 있으며 해저는 암반과 개펄로 이루어져 있어서 어족자원의 산란 및 서식장으로 알맞은 여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선유도를 비롯하여 거의 모든 섬이 주변의 물이 얕고 모래가 깨끗해 해수욕이 가능하며 어자원이 풍부해 바다낚시나 스킨스쿠버 등 레저·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장소입니다. 선유도의 망주봉과 명사십리, 장자도의 사자바위와 할미바위, 방축도의 독립문바위, 명도와 횡경도의 기암괴석, 말도(末島)의 갈매기 등 볼거리들이 많습니다.

 

그중 고군산군도 중심부를 이루는 곳이 선유도인데 동해안이나 남해안에서는 볼 수 없는 아름다운 풍광을 가진 명소를 선유 8경이라 하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선유낙조(仙遊落照) 해질녘 서쪽 바다가 온통 붉게 물들어 장관을 이루는 선유낙조

2, 망주폭포(望主瀑布) 귀양 온 선비가 임금을 그리는 눈물 같다는 망주폭포

3, 삼도귀범(三島歸帆) 선유도 앞 3개 섬의 모습이 만선 돛단배가 들어오는 것 같다는

삼도귀범

4, 월영단풍(月影丹楓) 신시도의 고운 가을 단풍이 달빛 그림자와 함께 바다에 비친다는 월영단풍

5, 명사십리(明沙十里) 10리 길이의 해수욕장 모래로 유명한 명사십리

6, 평사낙안(平沙落雁) 백사장에서 자란 팽나무가 기러기의 내려앉은 모습이라는 평사낙안

7, 장자어화(壯子漁火) 장자도 앞바다에서 밤에 고기 잡는 어선들의 불빛을 이르는

장자어화

8, 무산십이봉(巫山十二峯) 12개 봉우리가 마치 무사들이 도열한 듯하다는 무산십이봉

 

한편 중국과 우리나라 서북단 한계선에 있는 섬이 있는데 어청도입니다. 군산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섬인데요, 그래서인지 어청도는 육지 사람들보다는 고기를 잡는 뱃사람들에게 더 반갑고 정다운 섬입니다. 그 이유는 어선들의 피난처가 되어주기 때문이죠. 6.25전쟁 때는 군량미를 보관하던 섬이었다고 합니다. 이곳에는 한국 최초의 신문화 학원을 만들어 선교 활동을 하고 한국인의 자유주의와 민족의식을 불어넣어서 독립정신 고취에 이바지했던 아펜젤러의 안타까운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그는 19028, 목포에서 열리는 성경 번역자 회의에 참석코자 인천항을 출발했는데 군산 어청도 앞바다에서 짙은 안개로 인해 충돌사고가 발생하자 동행하던 한국인 한 명의 목숨을 구하려다 함께 익사했습니다. 27세 때 어둠의 땅 한국에 들어와 17년 뒤 어청도 앞바다에서 선박 충돌사고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이 땅에 교육과 복음을 전하던 선교사였습니다.

 

어청도에는 일제강점기인 19123, 일본의 정략적인 목적에 의해 건설된 등대가 있습니다. 등탑은 백색의 원형 콘크리트 구조이며 조형미를 살리기 위해 등탑 상부를 전통 한옥의 서까래 형상으로 재구성했습니다. 또한 상부 홍색의 등롱과 하얀 페인트를 칠한 등탑, 그리고 돌담이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그 모습이 바다와 어우러져 다른 등대보다 그 자태가 아름답습니다. 고도 61m에 위치하여 약 37km 떨어진 바다에까지 등광을 비추고 있는데, 특히 해질녘 등대 주변의 해송과 어우러진 그림같은 풍경은 직접 본 사람도 제대로 표현해 내지 못할 정도로 환상적입니다.

 

 

 

 

버팀목에 의지한 채 400년을 살아가고 있는 선유도 300년 탱자나무

 

햇볕 잘 드는 양지바른 곳에 터를 잡았다면 천연기념물로도 지정이 가능한 나무가 있습니다. 300년 수령으로 추정되는 선유도 탱자나무입니다. 10년 전, 세월의 무게를 이겨내지 못하고 쓰러질 위기에 처하자 선유도초중학교 교사들이 묶어 놓은 밧줄 한 가닥에 의지한 채 간신히 버티고 살아 내던 나무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모습마저도 사라진 지 오래입니다.

군산시 옥도면 선유도리 315번지, 선유도초중학교 정문 왼쪽 길목 안쪽에 기괴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 이 탱자나무는 줄기가 분명하지 않은 관목 형태로 자라는 일반적인 탱자나무와 달리 굵은 2~3개의 줄기가 함께 주 줄기처럼 뻗어나가다 지상 1.5m 가량부터 가지가 퍼져나가면서 교목 형태의 특이한 모습을 보이고 있던 나무였습니다. 하지만 10여 년 전부터 가지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주 줄기들이 벌어지면서 쓰러질 위기에 놓이자 선유도 초중학교 교사들이 철사로 동여매고 나무 울타리를 설치하는 등 노력을 기울여 왔던 나무입니다. 이 같은 노력에도 나무가 무게를 지탱하지 못하자 급기야 밧줄을 매 쓰러지지 않도록 묶어 놓았었죠. 가지의 무게를 지탱하기 위해 철재 막대를 세워 놓았지만 누군가가 치워버리는 등 방치상태에 가까운 모습으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던 이 나무는 어느 사이에 지금의 모습으로 변해버렸습니다.

 

특이한 점은 열매가 노랗게 익으면 가지에 매달린 윗부분이 볼록해져 귤로 치면 마치 한라봉 같은 모습을 보이는데, 육지에서 보는 일반적인 탱자나무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입니다. 나무의 모습을 안타까워하던 필자를 바라보던 한 주민께서 "어릴 적 탱자열매로 구슬놀이를 하고 씨도 발라 먹다보면 돌아가신 동네 어른들로부터 300년 된 나무라 그 아래에 달걀귀신이 산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씀하시네요. 예로부터 노거수에는 많은 설화와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전해오는데 이런 동네 이야기도 나무의 생사와 함께 사라지는 것이 아닐까 걱정됩니다.

 

 

20년 전만 해도 어엿한 모습을 자랑했던 탱자나무는 주인이 떠나고 무관심에 방치됐지만 교사와 주민들의 관심으로 생명줄을 이어왔습니다. 열매가 특이한 희귀나무로 돼 있는데 300년 이상 오래됐기 때문에 잘 보존을 해서 찾아주는 관광객들이 탱자나무가 갖고 있는 의미들을 되새겨볼 수 있도록 보존이 잘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언제 잘려나갈지 몰랐던 하제의 팽나무(매거진군산 128호 참조)가 시민들의 작은 울림으로 제대로 보호받는 반면 방치되고 있는 선유도의 탱자나무는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네요. 이제라도 따스한 관심과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탱자나무에 대한 학술적인 조사와 함께 보호수로 지정됐으면 하는 소망도 덧붙여봅니다.

 

 

 

좀처럼 보기 힘든 소나무 연리목

 

선유도 선유1구 마을입구 내리막길에 두 나무의 줄기가 서로 이어져 'H'자 모습을 한 소나무가 있습니다. 나란히 자라던 두 그루의 소나무 줄기가 붙으며 한 몸을 이루는 특이한 모습입니다. 소나무는 표피가 두꺼워 다른 소나무의 줄기나 가지가 붙는 경우가 드문 경우인데 이곳에서는 정확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부터 한쪽 나무가 고사하고 있어 아쉬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H'자 모양의 이 소나무는 서로 다른 뿌리에서 자라다가 줄기가 이어진 연리목으로, 100년 이상의 수령으로 추정되는 등 보호 가치가 있는데, 섬이라는 지역 특성 때문인지 육지와는 다른 모습의 나무들이 발견되면서 하루빨리 이들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와 함께 나무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모아 스토리텔링화 하는 등 관광자원으로 활용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특히 '평사낙안'으로 불리며 선유8경의 하나로 꼽히는 검팽나무마저 염해와 태풍으로 고사한 상태여서 고군산 지역에서 자생하는 특색 있는 나무들에 대한 보호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요즘, 선유도의 주민들이 그동안 잊혀지고 사라졌던 선유도의 역사와 문화를 찾고자 올해 식목행사를 통해 팽나무 식수를 행한 것은 의미 있는 일입니다.

 

 

이외에도 고군산군도에는 다양한 나무가 있는데요, 무녀도에는 열매가 묵주나 염주의 재료로 쓰이는 바람에 염주나무로도 불리는 모감주나무 군락지가 있습니다. 말이 군락지지 현재는 고사하고 베어져나가 몇 주만 남아 있는 상태인데 찾아가기도 힘든 모감주나무를 그나마 쉽게 볼 수 있는 장소는 무녀도초등학교입니다. 학교 담장너머로 줄지어 있으니 근처에 가실 때 한번 찾아보기를 추천합니다. 한편 선유도 망주봉 아래에는 오룡묘가 있습니다. 선유도 연안을 항해하던 뱃사람들은 해로의 안전을 기원하였고 어로생활을 하던 도서민들은 풍어를 빌었던 곳인데, 이곳 입구에는 100년 이상은 됨직한 팽나무가 건물에 빗대어 자라고 있으며 오룡묘 바로 앞에는 신선처럼 우뚝 선 모습의 상수리나무가 무리지어 있습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선유도와 무녀도의 모습 또한 절경이니 오가는 길에 다녀오시기를 적극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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