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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목욕탕의 색다른 변신 이당(怡堂)미술관
글 : 오성렬 (자유기고가) / poi3275@naver.com
2015.06.01 13:20:27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옛 목욕탕의 색다른 변신
이당(怡堂)미술관


 

 

군산이 고향인 사람이라면 영화동 소재 영화목욕탕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듯하다. 46년 전인 1969년 목욕탕과 여관을 겸비한 4층 건물로 지어진 이 건물은 내항 부근의 대표적 휴게시설로서 한때 미군들로 북적이던 영화동의 풍요 속에서 성업을 누리기도 했으나 미군 유흥업소가 빠져나가면서 90년대 이후 원도심 일대가 쇠락의 길로 들어서자 더 이상의 불황을 견디지 못하고 약 40여 년의 애환을 뒤로 한 채 지난 2008년도 문을 닫기에 이른다. 이후 빈 건물로 방치되었던 이 건물이 뜻밖에도 미술관으로 변신하여 지난 5월23일 도지사와 군산시장을 비롯한 유력 인사와 문화예술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한 개관식을 갖고 군산의 문화예술 공간으로 거듭남으로써 문화적 숨결과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이곳의 관장을 맡고 있는 정태균 선문대 교수는 홍익대 대학원에서 박사 과정 중인 한국화 전공 미술인으로 모친인 이당 선생이 대 서예가인 강암(剛菴)송성용 선생의 따님으로서 그에게는 외조부가 되는 셈인데 이당 선생은 현재 익산에서 이당서실을 운영하며 후학 지도에 열정을 다하고 있는 서예가이기도 하다. 이 미술관은 당초 익산에 개관할 예정이었으나 바다와 강을 접하면서 근대문화역사의 잔재로 최근 전국 각지에서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군산이 더 적합하겠다는 생각에 군산으로 결정하였다는데 그래선지 건물의 내, 외관도 옛 상태를 크게 변모시키지 않은 채 약간만 손질한 모습이다.

 

 

미술관 안에 들어서면 천정 전체를 뜯어내어 그대로 드러난 회색빛 콘크리트 골조에서부터 목욕탕 시절을 연상케 하는 옛 타일이 덕지덕지 붙어있는 벽면 등 일반적으로 단정하고 멋지게 꾸며지는 여타 미술관과는 다른 투박스런 모습이 인상적인데, 정 관장에 따르면 군산은 일제시대 수탈의 역사와 함께 해방 후에는 미군부대가 들어서면서 그들을 위한 문화 시설과 유흥업소의 범람 등 약소국으로서 많은 눈물과 설움을 삼켰던 아픔이 배어있는 지역이기에 그 역사성을 살리는 것이 좋겠다는 의미에서 원래의 모습을 잃지 않으려 했단다.

 

 

작품 전시관은 목욕탕 자리였던 약 90평 면적의 1층에, 그리고 여관이었던 2,3,4층은 레지던시 창작공간으로서 입주 작가들을 상주 시켜 그들이 마음 놓고 작품 제작에 전념하도록 할 계획으로서 그 작품들 역시 수시 전시를 통하여 시민들과 소통할 문화적 가교역할을 할 수 있으리란 점에서 구상도 가다듬고 있다. 정 관장은 이 미술관을 유명작가나 중진작가의 작품만 전시하는 곳이 아니라 미술을 공부하는 젊은 예비 작가들에게도 문호를 개방, 공급과 수요가 함께 이루어지는 문화 거점으로 가꿔 이를 통하여 시민들과 소통하고 누구나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편안한 공간으로 육성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하는데 이는 지역 문화가 살아야 경제도 살아난다는 이당선생의 평소의 신념에 따른 것으로 예술을 통한 지역사회 봉사와 전북의 문화발전을 누구보다 염원하는 마음에서다.

 

 

미술관의 개관전은 한국의 대표적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로서 생전에 아시아 각지를 탐방하며 특히 그 나라의 전통과 샤머니즘 문화를 즐겨 사진에 담았던 고 김수남 작가의 ‘아시아 사진전’으로 열어 이목을 집중시켰다. 본래 제주도 출신으로서 연세대 졸업 후 동아일보사의 사진기자로 활동하며 현대 아시아에 있어서의 사진의 존재 가치와 기록이 가지는 의미를 새삼 일깨운 인물이라는 평판 속에 감각과 재능에 있어 당대 최고라는 명성을 얻었던 그는 군산의 공 안과 차녀인 이희영 씨와 결혼, 군산과 인연을 맺기도 했으나 2006년도 마지막 촬영지인 태국의 치앙라이에서 평소의 지병으로 카메라를 손에 쥔 채 세상을 떠나 많은 이들에게 안타까움을 안겨준 인물이다.

 

따라서 개관전에 참석한 김 작가의 부인 희영 씨는 인사말을 통해 남편의 유작으로 개관전을 하게 되어 감개무량하다며 눈시울을 붉혀 좌중을 숙연케 했는데 미술관의 개관전을 그림이 아닌 사진전으로 여는 것도 흔치 않은 사례로서 군산과 연고도 있지만 당대 최고 사진작가로 회자되던 김수남 작가의 유작들을 이 기회를 통해서나마 군산 시민들에게 소개한다는 것은 그 나름의 의미를 넘어 서 신선한 감동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군산시민의 감성을 일깨워 문화적 저변과 토양을 확충하고 다지는데 기여할 것으로 주목 받는 이당미술관. 이 미술관이 원도심 일대는 물론 군산 문화예술계에 활기를 불어넣고 전반적 수준을 고양하는데 크게 일조 할 것으로 기대되기도 하나 다만 뿌리 깊게 자생력을 얻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민들이 관심을 갖고 많이 찾는 공간으로의 콘텐츠를 갖추는 것이 우선적이고 더불어 뜻있는 분들로 운영위원회 같은 후원 조직을 결성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문화예술 공간의 육성은 개인의 의지만 가지고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열의를 가진 다수가 동참할 때 힘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쪼록 50만 국제관광도시를 슬로건으로 발전을 꿈꾸는 군산에서 이당미술관이 문화예술 분야에 있어 선도적 거점으로서의 역할을 다하는 가운데 시민의 삶의 질과 함께 나날이 발전하기를 시민 모두와 함께 염원해본다.

 

 

이당미술관
군산시 영화동19-189 (구영6길108) 구 영화목욕탕 건물
개관시간 10:00~18:00 (매주 월,화 휴관)
입주작가 모집 www.yida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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