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첫인상은 은행원이라기보다는 수수하면서도 맘씨 따뜻한 이웃집 아줌마 같다. 미인 형 얼굴에 조용한 말투 간간히 밝게 웃는 웃음은 첫 대면임에도 남다른 친밀감을 준다. 1966년생으로 군산이 고향인 그녀는 83년도 공채로 국민은행에 입사할 때만해도 머리를 양 갈래로 딴 생기발랄한 소녀였다. 그 소녀가 입사 27년 만에 여성으로서는 빠르게 지점장으로 승진, 2년 반 전 수송동지점장으로 고향에 다시 돌아왔다.
사실 치기 넘쳤던 그녀의 어릴 적 꿈은 버튼만 누르면 비누거품이 일면서 차를 깨끗이 닦아주는 자동세차기에 반해서 사회에 나가면 그런 세차장을 운영해보는 것일 정도로 조금은 엉뚱하면서도 소박했다. 그러면서도 공부도 상위권인데다 성격도 활달해서 급우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좋았고 선생님으로부터 칭찬도 많이 들었다. 그러나 학년이 올라갈수록 진로 선택을 놓고 신중해질 수밖에 없었고 결국 안정적 직장이라는 점에서 매력을 느껴 은행원이 되기로 결심, 평생의 직장으로 국민은행을 택하게 된다.
그녀의 첫 근무지는 경기도. 햇병아리 행원으로 일선 창구업무를 보며 종일 고객을 상대해야하는 힘든 일이었지만 그녀는 그 업무가 오히려 적성에 맞은 듯 즐겁기만 했다. 고객의 고충을 들어주고 어떡하든 도와주려 하는 그녀의 친절을 대하며 고마워하는 고객을 볼 때 덩달아 기분이 좋았고 보람과 자긍심도 커갔다. 그녀는 이후 익산, 정읍을 비롯해서 특히 전주에서 오래 근무하기도 했는데 그렇게 상담업무에 남다른 재능과 성과를 인정받자 남보다 일찍 VIP팀장으로 발탁되기에 이르며 이로써 더욱 자질을 다지게 된다.
그녀는 지금도 고객의 마음과 고충을 읽고 따뜻한 마음으로 진실 되게 대함으로써 단 1%라도 더 고객의 만족을 얻어내는 것이야말로 은행원으로서의 기본덕목이라 말한다. 그래서 직원들에게 늘 ‘고객을 가족처럼’ ‘가족을 고객처럼’ 대하라는 말을 들려주고 있다. 모든 분야가 그렇겠지만 갑, 을 관계가 아닌 서로를 인격체로 대하며 존중하는 자세야말로 인간관계와 사회를 더 훈훈하게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그녀는 지점장이라 해서 지시, 감독만 하기 보다는 직접 발로 뛰는 일을 즐긴다. 그래서 지금도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밖에 나가 2~3명의 관내 CEO를 방문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고객들로부터 그녀가 부임한 이후 지점의 실적도 나아졌다는 얘기도 들리는 걸로 보아 그녀가 얼마나 노력을 많이 하고 있는지 읽히기도 하나 그녀가 끝내 겸손해하여 밝힐 길은 없다.
지점장이란 자리가 보람도 있겠으나 반면에 실적 부담으로 인한 스트레스도 크지 않느냐고 하자 그에 따른 일정 정도의 스트레스는 비단 자신뿐만 아니고 동료들 누구나 겪는 일 아니겠느냐며 다만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함으로써 그 속에서 얻어지는 즐거움도 크기 때문에 그것이 좋은 결과로 나타나는 것 같다는 말을 들려주는 김영미 지점장. 취미를 묻자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근처 클럽에 가서 어느덧 10년차 경력이 된 배드민턴으로 아침운동을 하고, 주말에는 등산을 즐기기도 한다는데 작년에는 지리산 천왕봉을 8시간 만에 완주함으로써 일행 중 3등을 할 정도로 체력 보강에도 힘쓰며 운동을 즐긴단다.
남편과 사이에 2녀1남의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전주에서 출퇴근하는 그녀는 지금도 15년 동안 모시고 살다 세상을 뜨신 시어머님이 불현듯 그립다는 말을 들려주기도 하는데,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퇴직 후에는 평소 직장인 후배들이 육아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면서 느꼈던 ‘어린이 돌봄 센터’ 같은 것을 해보고 싶다는 말도 들려준다.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함으로써 능력을 발휘하면서도 가정 살림은 물론 따뜻한 인정과 이웃사랑까지 어느 것 하나 소홀함 없이 열심인 그녀를 보며 이런 구성원들이 조직을 이루고 있기에 오늘날 KB가 국내 시중은행 중 부동의 1위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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