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산시장 입구 도로변에 위치한 제과점 ‘빵굽는 아저씨’. 그 빵집의 주인은 평소 남다른 인정과 이웃사랑 실천으로 이미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동유홍(58), 이상순(59) 부부다. 그래서일까, 그 집의 빵에서는 유독 사랑 냄새가 진하다. 그들이 지금의 장소에서 빵집을 연 지도 어느덧 16년째, 당장의 이윤보다는 서민들의 어려움을 먼저 챙겨 인심 넉넉한 이웃 아저씨 아줌마 같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찾아오는 발길도 늘고 있다는데 필자가 방문했던 날도 두 부부의 반김과 친절한 웃음에서 말로만 듣던 여유로운 심성이 솔솔 묻어나고 있었다.
본래 충북 충주 출생으로 서울로 이주했던 동유홍 사장은 21세 무렵 명동 구경을 나갔다가 어느 제과점의 빵 맛에 반해 제빵 기술을 배우고 싶은 충동이 일어 군 제대 후 바로 전남 광주로 내려가 본격적으로 기술을 습득했다 한다. 여행을 좋아했던 동 사장은 스물다섯 살이던 어느 날 경춘선 열차를 타고 춘천호에 놀러갔다가 강원도 처녀였던 미모의 지금의 부인을 만나 한눈에 반해서 4년 열애 끝에 결혼했다는데, 신앙도 같은데다가 서로가 느낀 순박한 심성이 결실을 맺게 된 큰 요인이었다고.
이들 부부는 90년도에 군산에 정착한 이래 지금의 3층 건물을 부친께서 매입하여 1층에 빵집을 내게 되었는데 올해로 벌써 16년 세월이다. 이들은 값비싼 고급 빵 류 보다는 맛은 물론 건강에 치중하면서 서민에게 봉사한다는 차원의 가격 책정으로 부담 없는 업소를 고집했고 그 초심은 흔들림이 없다. 부부가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서 나운동 KT건물 뒤 S교회의 권사이기도 한 부인 이상순 씨는 오래 전부터 로타리클럽 회장, 한중여성교류단체, 새여울(여성단체회장 출신 모임) 등 지역사회의 여러 봉사단체에서 활발한 활동을 통하여 인맥도 두텁거니와 고운 심성 못지않게 안팎으로 주어진 역할 어느 것 하나 소홀함 없이 해내는 부지런하면서도 당찬 아줌마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현재 ‘빵굽는 아저씨’의 모든 제품은 독자 상표가 아닌 ‘보리진포’라는 포장에 담겨 판매되는데, 전국 보리 생산량의 70% 정도를 차지하는 군산의 특성을 살려 시(市)에서 보리를 응용한 다각적인 정책을 시행하게 된데 따른 일환이다. 쌀에 찹쌀이 있듯 보리에도 찰보리가 있는데 특히 우리 지역의 흰찰쌀보리는 기존의 여느 보리와 달리 다양한 영양분과 섬유소가 다량 함유되어 연구 결과 대식세포를 활성화시킴으로써 암세포를 억제하고 혈당 및 혈압 조절, 당뇨 개선, 체내지방축적 억제, 변비 예방을 비롯하여 면역기능을 활성화하는 등 건강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시에서는 이를 지역 특산품으로 브랜드화 한다는 방침을 세웠고, 봄철에 청보리축제를 열어 찰보리의 판매촉진과 이를 응용한 식품 및 홍보에도 주력하고 있는데 ‘보리진포’라는 상표가 탄생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다.
이러한 보리진포빵은 프랜차이즈 제과점을 제외한 속칭 동네빵집 운영자 중에서 시에서 실시하는 교육이수자에 한하여 상표 사용권과 함께 일정 부분 지원도 뒤따르는 정책을 폈다. 하지만 아쉽게도 군산시와 보리 농가 간 계약재배 기간이 작년으로 만료됨에 따라 향후 정책의 변화가 뒤따를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이에 따라 현재 ‘보리진포’ 상표를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는 약 20여 빵집에서도 독자 상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예상되는데 동유홍 사장은 새로운 상표보다는 기존의 ‘빵굽는 아저씨’를 고수할 생각이다. 이 집의 제품 중에서도 가장 자부심을 갖는 것은 도너츠류와 꽈배기 등으로서 타 업소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가격으로 먼 곳에서 찾아오는 단골 고객도 많고, 단호박앙금빵과 단호박만쥬, 옥수수빵도 인기가 그만이다. 또한 100% 찰쌀보리로 만드는 초코파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쫀득거리고 촉촉한 맛이 살아나는 특성으로 특히 어린이나 노인들에게 인기이고, 그런가하면 특정 케익은 하루 열 명에 한해서 만원에 판매하기도 하여 서민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그는 다음 달 지금의 건물을 새롭게 단장할 예정으로 현재 1층에 있는 매장과 공장을 분리, 공장을 2층으로 올리고 아래층 전체는 매장으로 확장하여 고객이 편안히 앉아 빵은 물론 맛있는 팥빙수도 드실 수 있도록 넉넉한 공간을 꾸미겠단다. 또한 내년 말까지 매출 200% 이상 신장과 함께 직원도 더 충원할 계획이라는 말도 들려주는데, 전주에서 ‘빵굽는 나라’를 운영 중인 둘째 형과 군산 중앙로의 ‘빵빵한 하루’를 운영하고 있는 동생 등 3형제가 모두 같은 업종에서 빵에 관한 한 외길 사랑으로 남다른 우애를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지금도 부인을 사랑하는 마음이 신혼 때나 똑 같다며 순박하면서도 멋쩍은 웃음을 보여주는 동유홍 사장, 그리고 그런 남편을 흐뭇한 눈길로 바라보는 이상순 씨, 지난 30여 년 세월 한눈팔지 않고 슬하 1남 1녀를 두고 성실히 신앙생활과 이웃 봉사를 실천하며 살아오는 이들 부부의 금슬이 어쩌면 이 집의 고소한 빵 맛 속에 녹아들어 있을 거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
‘빵굽는 아저씨’
군산시 오룡로 65-1(명산시장 입구)
TEL. 063)463-81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