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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장로랑’ 고현 작가 “역사성과 정체성의 정통 빈티지 샵으로”
글 : 최승호 / gsport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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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동엔 옷장로랑이 있고...

 

옷장로랑은 의류와 가방, 악세사리 등을 판매하는 빈티지 샵이다. 가게 전면이 온통 노랑색이다. 노랑색답게(?) 밝고, 왠지 바라보는 이들의 기분을 좋게 만든다. 맨 위는 아주 연한 노랑이고 그 아래 기둥과 벽은 조금 더 진한 톤의 노랑이다.

 

출입구와 창문선반(창문과 선반 역할을 동시에)은 찐한! 녹색이다. 색감이 조화롭고 강렬하다. 출입문과 창문 사이엔 엔틱(antique)한 조명등 하나가 멋지게 걸려있다. 한 번 보면 잊을 수가 없을 정도다. 첫인상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 보자!

 

빈티지는 온리 원(Only-one)이다. 그것만이 가지고 있는 정체성과 역사성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세상에서 하나뿐인 존재다. 제품의 질이나 가치나 이름값으로 봐도. 흔히 구제라고도 하는데. 엄밀히 좀 다르다. 단지 시간적으로 오래된 것, 가격이 저렴하다거나 재활용한 제품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가끔 그런 고객이 찾아와서 벌이는 웃고픈 경험이 종종 있다. 우리 가게에선 전부 (수입)명품 빈티지만 취급한다.” 옷장로랑의 주인장 고현 작가의 설명이다.

 

한쪽 벽엔 크고 작은 형형색색 다양한 여성용 가방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선반 맨 위엔 작가의 작품으로 보이는 그림 몇 점에도 눈길이 간다. 알만한 유명인의 (유화)초상화에 시선이 멈춘다. 고현 작가는 미대 출신 화가이다.

 

마주하고 있는 다른 벽을 따라 의류들이 질서 있게 걸려있다. 자켓, 남방이 많고, 티셔츠도 사이사이 깔끔하게 정리돼 있다. 시선의 끝, 창문선반 바로 앞에 멋진 프렌치 코트가 눈에 띈다. 공간 안 사이사이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자연스레 뽐낸다. 엣지(edge)있다.

 

명품 중의 하나가, 잘 아는 이브생로랑(ysl)’이다. 자연스레 명품 이미지 등 여러 가지를 생각해서 센로랑으로, 너무 직설적인 것 같은데... 순간 우리의 옛 옷장이 떠올랐다. 한창 구제가게들이 생기면서 옷장을 이름으로 많이 쓰기도 했고. 결정적으로 내가 노랑색을 좋아해서(색감이 이쁘다.) 벽을 전면적으로 노랑색으로 칠해버렸다. 노랑이 로랑으로. 딱 맞아떨어진 느낌! 옷장로랑의 탄생이다.”

네이밍(naming)의 기억을 듣고 보니 언어의 유희도 재미있고, 뭔가 주제를 놓치지 않는 작가의 끈질김이나 자존감도 느껴지는 듯하다.

 

옷장로랑안에 그림이 있고...

 

다른 곳에서 몇 년 하다가 이곳에 온 지 1년 정도다. 여기에선 많이 활동하지 못했다. 개인적인 논문 준비에다, 경기가 너무 좋지 않아서 힘들었다. 지금도 크게 다르진 않다. 갈 길이 멀겠지만, 장기적으로 보고 있다. 군산에서 유일한 전문 빈티지 샾으로 가고 싶다.”

 

동네 분들이 산책하면서 찾아오기도 한다. 좀 전에 왔던 분은 서울에서 SNS을 보고 찾아오신 고객이다. 이 골목이 좀 다양한 색깔로 활성화가 되길 바란다. 전국을 다니면서 물건을 직접 고른다. 너무 재미있다. 제품마다 필요한 약간의 수선 과정을 거쳐 매장에 선보인다. 처음부터 끝까지 애들(진열된 제품)에게 말을 걸고 대화하는 느낌이다. 서로의 시간을 엿보고 나누는. 신기하기도 하고 재밌다.”

 

고 작가는 화가로서 꾸준히 작업 중이다. 중앙대학교 미대 출신이다. 매일 오전 거르지 않고 그림 작업을 철저히 수행한다. 2020년 채만식 선생의 장편소설 탁류출판사가 공모한 표지 그림-‘해가 다 지네’-에 선정되기도 했다. 시간을 거슬러 채만식과 고현이, 소설과 그림으로 만난 것이다. 인연이 무척 흥미로웠다.

 

그림을 포함해서 이 공간에서 만나고 마주치는 감정의 소통이 있다. 전에 녹색을 많이 좋아했다. 표현하기 어려운 색이다. 전시를 준비하면서 녹색 물감을 짜서 (붓칠하지 않고) 캔버스에 발랐다. 순간 많은 감정이 느껴졌다. 그림을 통해서 나에게 질문하고 나를 발견하고, (시대도) 성찰하는 듯하다.” 그림 이야기를 하면서 더 집중하며 진지하게 말을 이어갔다. 매장 천장에 걸린 작은 그림 한 점이 아래를 조용히 바라보고 있다. 색다르다.

 

지난 10여 년 동안 서너 번의 개인전 등 여러 전시에 참여해 왔다. 고 작가는 최근 제32회 군산일요작가회전 그리움이 물든 붓끝, 추억이 머무는 풍경에 그녀의 작품-‘그저’-를 냈다. 91일까지 군산예술의전당 제1전시실에서 작가와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독자들이 관람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유화 초상화는 드물다. 작업했었던 작품 평이 좋았다. 잘 준비해서 개인 초상화전을 하고 싶다. 고현 작가로 기억되고 싶다.” 명품 빈티지 샾 옷장로망의 주인장, 고현 작가의 절대적인 로망인 듯싶다.

필자가 영화동 거리를 다시 찾을 때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곳이 있다면, 그 중의 하나가 바로 나의 로망일 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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