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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의 재발견, 수적천석(水滴穿石)의 인내를 배우자
글 : 김철호 /
2025.08.29 15:25:13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2010년대 들어서 언론과 미디어를 점철한 유행어가 있다. 바로 포기. ‘N포세대라는 말에 바로 포기가 들어간다. N포 세대란 N가지의 것들을 포가한 세대를 뜻하는 신조어이다. 인생의 많은 부분을 포기하며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청춘들을 이야기 할 때 주로 쓰이는데, 요즘에서는 자영업자들에게도 통용된다. 코로나19로 인해 유독 희생을 강요당하며 많은 부분을 포기하며 살아가야 하는 요즘의 자영업자들. 하지만 시쳇말로 포기란 배추 셀 때나 쓰는 법이다. 포기 하는 것도 습관이다. 포기하지 않는 습관을 들여야 하며 그러기 위해선 지금 이 시기를 견뎌낼 수 있을 것이란 자신에 대한 강력한 믿음이 필요하다. 혹자는 꼰대같은 소리 하고 있네라며 비아냥댈 수도 있다. 인정한다. 하지만 가끔은 꼰대의 이야기도 들어야 한다. 이 사회가 고지식한 꼰대의 재발결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터넷 검색창에 소상공인을 치면 다양한 검색어가 쏟아진다. 그 중 업종변경 혹은 폐업과 같은 검색어도 종종 보인다. 이 검색어야 말로 요즘을 살아가는 소상공인의 마음을대변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거리두기 강화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인원제한, 영업시간 제한, 테이블 한칸 띄어 앉기 등으로 도통 정상적인 장사를 하기가 힘들어지고 있다. 요식업종 소상공인들은 배달로 영업을 전환하려 해도 배발 수수료가 말목을 잡고 있어 쉽지가 않다. 이에 장사를 접고 취직을 하려는 이들이 많다는 언론보도가 가슴에 와 닿는 부분이다.

 

필자 역시 인생의 고비고비마다 직면한 상황들로 노력을 포기하고 싶었던 적이 있었다. 나는 동기들보다 2살 더 많다. 중학교에 추첨 배정됐으나 경제적인 이유로 뒤늦게 입학 해야 했기 때문이다. 동기들이 중학생 교복을 입던 해 4월에는 쭈꾸미를 잡고, 5월에는 오징어를 잡는 등 그 해 줄곧 뱃일을 해야만 했다. 닥치는 대로 돈을 버는 일에 뛰어들었다. 섬에서 자란 나는 육지인 군산에서 거주할 주거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돈을 벌어야 했다. 교복을 입은 동기생들을 볼 때마다 극한의 고통이 찾아왔지만 공부에 대한 꿈은 결코 버릴 수가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의 시간들이 나의 삶과 사업을 지배해왔다고 단언한다. 바로 포기를 모르는 꼰대의 근성을 철저히 배우는 훈련의 시기였기 때문이다. 그 결과 대학교는 물론 대학원도 진학했고, 50세 즈음에는 박사학위를 받기도 했다. 포기의 순간, 포기를 하지 않았더니 결국 내가 원하는 바를 이뤄냈다.

 

인생은 마라톤 게임이라고들 한다. 단거리처럼 폭발적은 스피드로 치고 나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페이스를 잃지 않고 묵묵히 레이스를 이어 나가는 게임이다. 외 앞으로 치고 나가는지 조급해 할 필요도 없고 날씨가 험하면 잠시 천천히 가면 된다. 멈추지 않고 조금이라도 갈려는 의지만 있다면 골인점에 도달할 수 있다.

 

수적천석(水滴穿石)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물방울이라도 끊임없이 떨어지면 종내엔 돌에 구멍을 뚫듯이, 작은 노력이라도 끈기 있게 계속하면 큰 일을 이룰 수 있음을 비유한다. 수적천석의 출전은 중국 남송 때의 학자 나대경이 쓴 <<학림옥로鶴林玉露>>이다. 중국 북송(北宋)때 장괴애라는 사람이 숭양현의 현령으로 부임하게 되었다. 당시 숭양현은 도둑질이 만연해 있어 관아의 창고에 있는 물건까지 자주 도난 당했다. 그러던 어느 날 장괴애가 관아를 순시하다가 창고에서 황급히 도망치는 하급 관리를 보게 되었다. 수상하게 여겨서 그를 잡아다 심문하니, 창고에서 엽전 한닢을 훔쳐 상투 속에 숨겨서 나온 것이었다. 장괴애는 관리에게 여죄를 추궁하며 형리를 시켜 곤장을 치게 했다. 그러자 관리는 겨우 엽전 한닢 훔친 것이 뭐가 그리 큰 잘못이냐면서 항변했다. 이에 장괴애는 하루에 일 전이면 천 일에 천 전이다(一日一錢千日千錢). 가느다란 노끈이라도 계속해서 문지르면 나무가 끊어지고, 작은 물방울이라도 계속해서 떨어지면 돌이 뚫리는 법이다라고 판결했다.

 

사실 포기도 인생을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것 중 하나다. 붙잡고 있어 득 될 것이 없다면 빨리 포기해야 한다. 하지만 가족의 생계가 걸려있고 자신의 미래가 걸려 있는 부분에서 쉽게 포기해선 안 된다. 노력이 안 되는 일은 때론 인내로 해결될 수 있다. 포기하는 습관을 들이지 말자. 정신력을 강조하는 꼰대라 미안하다. 하지만 정신력으로 버텨야 하는 시대가 됐다. 그렇게 해서라도 버틸 수만 있다면 꼰대가 되더라도 무엇이 대수랴,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버텨나가는 습관을 들여 골인지점까지 꿋꿋하게 가는 우리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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