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법을 강조할 때라면 ‘너무 아름답다’라는 말은 좋은 문장이 아니라고 했을 거예요. 그럼에도 이 부정을 포함하고 있는 ‘너무’라는 단어가 적절하다고 느껴지는 때가 있지요. 제게는 ‘너무 이쁜 장미’가 그래요. 아무 곳이나, 아무렇게 피지 않을 것 같은 장미는 이미 귀하고 이쁜 걸 넘어 무언가 다른 단어를 원할지도 모르죠.
장미를 마당에 들여놓을 생각을 하지 못한 건 그래서였을 거예요. 너~무 예쁜 건 어쩌면 내 마당(사실은 엄마 마당)에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 그리고 그 아름다운 꽃에 가득했던 진딧물을 포함한 해충들을 견뎌내야 할 근심거리를 만들고 싶지 않은 것도 이유였고요. 하지만 올해는 생각이 바뀌었어요. 엄마가 예전에 대문을 풍성하게 장식해 줬던 덩굴장미 잘라낸 것을 아쉬워했기 때문이에요. 장미를 들여놓기로 하고 6월 초 대야장에 갔답니다. 나무 파는 상인에게 다가가 포트에 있는 장미 가격을 묻고 두어 그루 달라고 했지요. 상인은 가위를 가져오더니 한 가지씩 잘라주겠다고 했습니다. “포트 채 파는 게 아니고 가지를 잘라주겠다고요?” 저는 깜짝 놀라 가지를 못 자르게 하고 여러 번 물었습니다. “네, 가지를 잘라 땅에 꽂으면 됩니다. 그러면 잘 자라요.” 상인이 틀린 말을 한 건 아니겠지만 직접 할 자신은 없어 그냥 왔습니다. 그리고 온라인으로 들어보지 못한 장미 여러 종을 포트로 구입했습니다. 장미의 가지를 잘라 심는 것은 그다음 해보려고요.
전주 수목원에도 장미원이 있지요. 수없이 교배 육종된 장미가 서로의 자태를 뽐냅니다. 개량된 장미는 종족 번식을 위한 수술을 갖는 대신 더 많은 잎을 선택했어요. 그런 장미 잎을 떼어 세어본 적이 있는데 2백 장이 넘었습니다. 장미는 붉은색과 붉은색의 교배를 통해 더 붉은 장미를 얻어요. 꽃잎이 많은 품종끼리 교배해 꽃잎이 더 많은 장미가 나오지요. 이렇게 탄생한 장미의 색과 탐스러움은 끝이 없어 보입니다. 어떤 장미든 다 교배 육종을 통해 만들지 못할 것이 없는 것 같은데도 푸른 장미는 없다고 해요. 파란 색소 유전자를 가진 장미가 없기 때문이랍니다. 파란 장미 꽃다발을 받아 보았다고요? 그건 흰 장미를 파란 색소로 물들인 것이랍니다. 일본에서 파란 장미에 성공했다는 사례가 있는데 연보라색에 가까워 파란 장미라고 하기엔 아쉬웠어요. 하지만 인간의 노력은 파란 장미도 꼭 만들어내겠지요. 저는 이대로 파란 장미는 없어도 좋겠다 해요. 불가능도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모든 걸 다 갖춘 장미라면 어쩐지 좀 이 세계의 것이 아닌 것 같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