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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숙 한국무용가(호남산조 이수자)
글 : 최승호 / gsport11@naver.com
2025.04.28 10:38:19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온전한 사람의 뜻과 향기로 치유하는 삶

배우고 나누고 함께하는, 전통 맥 잇는 춤꾼

 

, 운명, 그리고 사람들...

 

귀에 익은 춤 장단 소리와 구음(口音)이 잔잔히 연습실 밖으로 흘러나오고 있다. 무대 공연장 같은 분위기를 내는 출입문 앞엔 이날 강습에 출석한 학생들의 것으로 보이는 신발들이 가지런히 자리 잡고 있다. 미룡동에 있는 군산시평생학습관이다.

~나 두~울 세~엣 네 엣... 둘까지 보고, 왼발이 앞에, 시선은 오른쪽 멀리 보는 느낌으로”, “아니 아니, 다시 다시...” 학생들이 전면에 설치된 대형 거울을 바라보며 한국무용 수업이 한창 중이다. 연습하는 학생들은 모두 13.

50~70대의 젊게(?) 보이는 학생들의 표정과 몸짓이 진지하다. 갑자기 출현한 낯선 이방인의 시선도 무시한다. 형형색색 화려한 무용복을 입고 거울 속의 자신의 춤사위를 보면서 앞에서 지도하고 있는 선생님의 목소리에도 의식을 최대한 집중하는 느낌이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조미숙 선생님이다.

한국무용가, 무형문화재 호남산조 이수자. 농사꾼...

 

선생은 조영자 농악대울림터에서 20년 동안 상장구(농악대-풍물패에서 여러 장구 치배들 중 리더)역할이 시작이었다. 전통 연행예술에 발을 들이고 지금까지 쉼 없이 무대에서 강습실에서 땀 흘리고 있다. 200012월 군산대 평생교육원에서 태평무이수자 최은정 선생님을 만나며 한국무용에 입문했다. 강산이 두 번 훌쩍 바뀌었다. 운명이었다.

그녀는 이후 전주에 거주하시는 무형문화재 호남산조금아 이길주 보유자의 지도로 넓고 깊은 춤의 세계에 침잠하기 시작했다. 20203월 이수 교육을 시작으로 20237월 드디어 이수자로 지정되었다. 분명 선생 개인 만의 경사는 아닐 것이다.

[호남산조:전북특별자치도 무형문화재 제47호 지정. 호남지역의 판소리와 시나위를 바탕으로 한 산조음악에 맞추어 추는 입()춤 형식의 춤. 특히 호남지방 기방(妓房)춤의 성향을 잘 간직하고 있으며 인위적 기교나 정형화된 움직임보다는 천지인(天地人)의 조화와 절주(節奏)를 따르는 몸의 기()와 리듬을 춤으로 자유롭게 형상화한 것이 특징이다. 출처:2015422일 국립국악원 예악당, 한국춤제전 브로셔 편집작업 자료 중]

 

호남산조 금아지무(金娥之舞)

 

다시 군산시평생학습관.

학생들이 오늘 배우는 춤은 호남산조 금아지무이다. 금아는 이길주 명무의 호이다.

두뇌와 온 몸을 다 쓰는 점이 좋다. 호흡을 통해 건강이 좋아진다. 운동량이 엄청나다. 정중동(靜中動), 동중정(動中靜)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춤으로 소통하고 생활 속의 희노애락을 공유한다” 9년 학도인 조미희 회장님의 총평인 듯하다. “선생님의 성격이 베푸는 마음이다. 많은 사람들과 공감하고 사적인 욕심이 없으시다.” 이어 무에서 유를 창조하고 새로운 도전과 성취하는 행복감이 절로 느껴진다. 선생님의 춤을 배우는 순간과 시간은 존경스럽고 끝까지 함께 하고픈 마음이자 이유이다.” 그녀를 대상으로 한 박사학위 논문을 작성한 무용 전공자를 포함한 젊은 제자들이 한결같은 마음을 전한다. “선생님, 건강하세용~~~”. 뭉클하다.

 

나에게 춤은, 예술이란?

 

필자의 질문에 잠시 생각을 멈추고 주저 없이 정확하게 말씀하시는 단어는 “Healing”. ! 이분의 삶에서 춤은 치유였다. “가락에 몸을 실어 움직일 때는 정성을 다하여 집중해야 실수하지 않는다.” “기쁠 때나 슬플 때의 모든 희노애락을 춤과 함께 정화하였기에 춤은 내 삶의 원동력이자 해방구의 역할을 해왔다.” 이렇듯 춤을 통해 시간의 기억들을 녹여냈기에 그녀에게 춤은 몸을 통해 만들어지는, 자기 언어의 또 다른 표현이다.

 

조미숙 선생은 이러한 춤을 오롯이 혼자 누리지 않고 이웃과 나누며 봉사를 통해 공유하며 즐기는 소통의 예술에 대한 강하고 진지한 바람이 있다. 자신과의 약속이기도 하다.

그녀의 춤에 대한 사랑과 다짐은 지역사회에서 한국 고전 무용의 맥을 이어가는 것이다. 쉬워 보이는 동작 하나라도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아 배워가는 시간이 쌓일수록 더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 한국무용이다. 사실이 그렇다.

우리 것이지만 제대로, 제때 배울 기회가 부족한 것이 슬픈 현실이다. 물리적인 부족함보다는 우리 자신들 인식의 문제라고 지적해온 것 또한 오래된 일이다. 그래도 선생은 늘 감사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감사해야 할 일이다.

 

긴 시간 동안 그녀를 둘러싼 어둠에 묻히지 않고 스스로 뚫고 들어가 그 끝에서 마주한 고통과 어떤 한계를 감추거나 피하지 않고 밝고 고운 빛의 방향으로 끌고 나오는 용기를 존경한다. 그리고 자기의 것을 모두 내줄 수 있는 넉넉함과 솔직함. 자기에게 엄격하고 타인에게 더 내주는 온전한 사람의 냄새와 멋이 그득하다. 감사할 뿐이다.

 

오감을 자극하며 도파민(dopamine) 덩어리 같은 춤이 난무하는 칼군무(!) 시대에 살아가고 있는 요즘이다. 사람이 하늘 땅을 춤사위로 넉넉히 안듯이 전통을 그대로 고수하고 맥을 이어가는 길은 협착(狹窄)하다. 이 길 위에서, 군산에서도 전통의 뿌리와 맥을 놓지 않고 함께 배우고자 하는 시민들과 아낌없이 호흡하는 것이 그녀가 바라는 춤에 대한 꿈이다. 행복이다.

 

군산시에서 제공하는 교육의 지원에 감사하다. 순수 전통예술이 사라져가는 때에 군산시 문화예술정책 덕분에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라며 전통의 맥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밝게 말씀하신다.

조미숙 선생은 춤추고 농사짓고 장구치고 학생들을 가르친다.

봄이다. 벚꽃, 목련, 개나리, 동백꽃이 그녀의 옆에서 붉은 미소를 활짝 피운다...

 

[조미숙 한국무용 강습]

*군산시평생학습관 ; 2017년 시작 ~ 현재

*개정동주민센터 ; 20093월 시작 ~ 현재

*흥남동주민센터 ; 20153월 시작 ~ 현재

*찿아가는 동네 문화 카페 (지곡동 소재) ; 2017년 시작 ~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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