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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dinary Day - 청춘 김민석
글 : 권세나 (시민기자) / xhsltpsk@hanmail.net
2015.05.01 11:06:14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Ordinary Day

보통날이네요, 어느새


- 청춘 김민석

 

 

 

 

스무 살이 되면 마냥 자유롭고 즐거울 것만 같은 행복한 상상을 하던 10대 그 시절. 어른들의 보호라는 테두리만 벗어난다면 무엇이든 더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에 사로잡혀 시간이 얼른 지나가버리길 바라곤 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취업, 그리고 사회라는 또 다른 문턱에 들어서고 점차 현실을 직시하기 시작하면서 ‘맞아, 부모님 그늘 아래에 있을 때가 좋았어’ 라는 말들에 공감. 교복을 입고 부모님께 받은 용돈으로 생활하던 그때를 그리워하는 순간, 비로소 우리는 어느 정도 나이가 들었음을 실감하게 된다.

 

막막한 현실에 부딪힌 자신의 모습에 절망하기도 하며 인생의 쓴 맛을 아주 조금씩 느껴갈 무렵 그렇게 이십대의 마지막이 찾아오고, 서른의 문턱에서 우리는 또 수많은 고민을 마주하게 된다.

이 시간들을 지나온 이들 모두 한번쯤은 같은 고민을 해봤을 터.  어른이 되면 무엇인가 특별한 삶을 살 줄 알았지만 현실은 그냥 보통의 평범한 일상. 하지만 그 평범함이 얼마나 소중하고 어려운지를 새삼 깨닫게 되는 순간들. 그 속에서 고민과 생각을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청춘들에게.
 
스물아홉, 여느 일상의 하루가 대수롭지 않게 시작된다


#1. 7시 반 알람
아침을 알리는 소리가 달갑지만은 않다.  띵한 머리에 더부룩한 속, 일상의 피로가 더해져 컨디션은 최악. 부스스한 머리에 베개 자국 난 몰골을 한 채 화장실로 간다. 넓어진 모공과 처진 피부가 이제는 관리할 때라고 말하는 것 같다.  아침은 속만 더 불편하게 만들 뿐. 시간절약과 수고를 덜기 위해서라도 아침은 생략한다.

 

#2. 출근 길, 등교하는 학생들
교복을 입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직장인이라는 어른 흉내를 내고 있는 나는, 내 모습이 그저 우스울 따름이다.  ‘10년이라는 세월, 그 안에서 겪었던 크고 작은 경험들은 나의 가치관에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꿈꾸던 그때의 내 모습과 지금의 나를 번갈아 가며 생각해본다.

10년 전 상상으로 그리던 나는, 분명 지금의 내 모습과는 다르다. 그러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10년 뒤 만족스러운 모습을 그려낼 수 있을까.  그리고는 다시 질문을 던져 본다. 현재의 나는 과연 잘 살고 있는 것인지. 어떠한 기준에 맞춰 봐도 돌아오는 대답은 긍정이 아니기에 앞으로의 모습을 기대한다는 게 더는 달갑지 않은 일이다. 생각이 여기에 머물자 문득 내 인생이 더 외롭고 슬프게 느껴진다.

 

#3. 탈을 쓸 시간
일을 시작한다. 자리에 맞는 탈로 바꿔 쓸 차례. 성향에 대한 기호를 고려하지 않았기에 탈을 쓴 순간부터 인격과 감정은 사라진다. 그렇게 하루의 대부분을 ‘내가 아닌 나’로 살고나면 나에게 남는 건 육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뿐.  직장인이라면 이정도 피로와 스트레스는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오늘 하루도 그렇게 견뎌낸다.

어느덧 내일을 기대하기보다 오늘을 견뎌내는 일에 익숙해져 가고 있고, 어느 드라마에선 그렇기에 어른들은 연애를 시작한다고 한다.

 

이제는 나에게 머물러 있을 사람을 찾기 위한 노력을 시작할 때

 


#4. 인기 없는 간이역
마치 내가 간이역이라도 된 듯, 많은 사람들이 나를 스쳐지나갔다.  사랑이든 사람이든 다 거기서 거기. 이것은 몇몇의 연애 끝에 내가 내린 결론.  마음을 다해 사랑하고 애타게 그리워했던 사람도 헤어지면 남이 되고, 나를 괴롭히던 생각들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기억에서 물러난다. 이제는 단순히 설렘이라는 감정 하나로 누군가를 만나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5. 그 누군가
감정의 연장선 끝에 길게 펼쳐진 미래를 보게 된다. 그 어떤 누군가와 함께하는 미래. 평생을 함께 할 반려자로 어떨지에 대한 고민. 지금은 누군가를 만나는 일이 조금 지칠 나이이기도 하지만, 누군가를 꼭 만나야 한다는 의무감이 들 나이이기도 하다. 사랑 앞에서 일단 겁이 나고 생각이 많아지는 시기. 그래서 사랑의 첫걸음은 더더욱 내딛기가 어렵다.

불현 듯, 예고도 없이, 불쑥불쑥, 일상의 곳곳에 나타난다


#6. 고독이라는 녀석
언제부터 시작된 걸까. 언제부터 나를 따라다녔을까. 그 시작을 알 수는 없지만, 나이가 들면서 뜻하지 않게 자주 마주하게 되는 녀석이 있다.  비 오는 밤 운전 중에도, 지인과의 즐거운 한때를 뒤로한 그 짧은 순간에도 어김없이 찾아와 즐거운 기분을 덮어버린다.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말이다.

즐거웠던 그 시간들을 시기라도 한 걸까. 기다렸다는 듯이 자신의 순서를 놓치지 않는다. 고독한 나이가 따로 있는 것일까 아니면 짝이 없다는 전제가 고독의 원인일까. 누군가 말했다. 결혼으로 고독함을 해결하려고 했다면 크나큰 오산이라고. 도대체 어느 시점에서부터 행복한 인생의 서막이 시작 되는 거지?

 

‘꼭 해야 한다’는 인생의 통념을 나도 분명 받아들이고 있기에


#7. OO웨딩홀
처음엔 어색하더니 이제는 당연한 행사처럼 참석하고 있는 결혼식들. 행복한 신랑신부의 웃는 모습을 보면서 생각해 본다. ‘두 사람 모두 행복한 웃음을 지으며 식장에 들어서기까지 얼마나 많은 생각과 결단이 필요했을까’

결혼. 언젠가는 분명 ‘해야 한다’는 인생의 통념을 나도 받아들이고 있기에 생각은 하고 있지만, 그를 위해서는 분명한 전제가 있음도 알고 있다. 내가 평생을 두고 가장 사랑할 사람을 만나는 것. 그런데 만약, 정말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지 못한다면 나는 끝내 결혼식장에 서는 영광을 누릴 수 없게 되는 걸까. 문득 두려운 생각도 든다. 그렇게 되면 언젠가는 나에게도 노총각이라는 타이틀이 붙겠지.

 

 

타임머신을 타고 어려지기로 약속이라도 한 듯


#8. 괜찮아, 유치해도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는 자리.  다들 각자의 위치에 자리하면서 점점 시간 맞추기가 어려워진다. 언제 만났는지 까마득한 친구들의 모습도 보이지만, 우리는 금세 나이를 잊고 학창시절로 돌아간다. 직장에서는 입에 담기 힘들었던 유치찬란한 말들이 오가고 그 속에 웃음꽃이 피어난다. 잠시 잊혔던, 어릴 적 장난치며 즐기던 그 모습 그대로를 꺼내 놓는다.

 

#9. 꾸미지 않기에 더 좋은
어설픈 관계 속에서 만남을 지속하던 친구들은 나이가 들면서 점차 정리 되어가는 것 같다. 한정된 시간, 그 안에서 또 다시 감정과 에너지를 소비해가면서까지 누군가를 만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가장 편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상대를 골라 만나게 된다. 그게 바로 친구라는 이름의 사람들이 아닐까. 서로의 기억 속에 존재하고, 그 존재와 함께한 오랜 시간을 통해 많은 배경지식과 추억을 공유한다. 그 기억들은 우리에게 무한한 안주거리를 제공하고, 짧은 단어로 운만 떼도 공유된 추억 속에 이야깃거리는 무궁무진해진다.

 

 

 

그렇게 같은 추억 속 우리는 지금, 각기 다른 20대 후반의 모습으로 각자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어떤 삶이 정답인지 알 수 없는 인생들이지만 그 속에서 우리는 서로의 삶을 응원해 주고 있다. 청춘아 힘내자,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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