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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안 레스토랑 파리디소 페르두또
글 : 김재헌(음식평론가) / ichd@naver.com
2013.12.01 11:38:29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파라디소 페르두또(Paradiso Perdutto).  잃어버린 낙원(失樂園)이라는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름을 가진 이태리 음식점을 소개합니다.  도심내의 운치 있는 은파호수 곁에 위치하며 2010년 10월 오픈 이래 수많은 마니아를 확보한 독보적인 레스토랑이기도 하지요.

 

언제나 흘러나오는 재즈 음색에 귀를 맡긴 채, 식감 좋은 치아바따빵으로 만들어 낸 파스트리미&브리치즈 샌드위치, 화덕에 구워 나오는 먹음직스러운 다섯 종류의 피자(개인적으론 마르게리따 피자를 선호합니다), 맛깔스런 파스타들, 역시 훌륭한 스테이크 등 파라디소의 대표적 메뉴에 자연스레 눈이 따릅니다. 그리고 모든 메뉴가 각자의 개성을 뽐내며 입을 즐겁게 해주네요. 여기에 향긋함이 코끝을 스쳐 어느새 목으로 넘어가는 에딩거 생맥주를 곁들이면 더없이 훌륭하다 봅니다. 네이버나 다음에서 이 곳 상호를 검색해보면 거의 위의 메뉴들이 열거됩니다.

 

그래서 저는 파라디소의 다른 컬러를 보여드리려 합니다.  바로 와인입니다.  최근 와인인구가 많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도 와인이라 하면 생소하고 웬지 우아한 자리에서 격식 있게 마셔야하는, 내 돈 주고 마시는데도 오히려 나를 불편하게 하는 녀석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와인을 사려해도 지방에선 대형마트 외에 구입할 곳도 마땅찮으며 또 품종, 지역, 빈티지, 와인 따르는 법, 와인 받는 법, 와인의 보관방법 등등 갈수록 어렵게 느낄 수밖에 없지요. 자! 간단하게 생각합시다. 치킨에 맥주, 삼겹살에 소주라는 공식처럼 대부분의 음식에 와인을 곁들이면 그 자리는 풍성함이 더해집니다. 특히 파라디소의 메뉴들은 와인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지요.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준비된 음식과 잘 어울리는 와인 몇 가지를 조심스레 펼쳐봅니다. 소개되는 모든 와인이 달달한 스위트 와인이 아닌 단맛이 적은 드라이한 와인임을 미리 밝혀둡니다. 

 

먼저 식전주는 발포르모사 클라식 세미 세코(Vallformosa Clasic, Semi Seco/스페인/58,000원)를 추천합니다. 스페인에서 생산된 스파클링 와인으로, 일명 까바라고 하지요. 흔히들 샴페인이라 생각하는 그것이라 보면 됩니다. 본격적인 식사에 앞서 분위기를 띄우는데 그만입니다. 상쾌한 기포와 상큼한 향이 식욕을 자극합니다.

 

화이트와인을 좋아하신다면 마운트 릴리 소비뇽 블랑(Mount Riely, Sauvignon Blanc/뉴질랜드/63,000원)을 선택함이 어떨까요? '잘익은 구스베리의 기분좋은 과일향을 느낄 수 있는 화이트와인, 사과를 씹는듯 아삭한 질감이 인상적이며 미네랄의 매끈한 질감이 혀를 감싼다'라는 일반인으로선 감당키 어려운 평이 인터넷에 자리하더군요. 하지만 이렇게까지 표현하지 않아도 맛나게 즐길 수 있는 좋은 와인입니다. 오늘 와인의 맛을 위의 경우처럼 각종 미사여구를 동원하여 표현하지 않겠습니다.

 

레드와인은 약간 저렴, 보통, 비쌈의 세 종류를 소개하려 합니다. 엔트리 와인으로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와인은 페레즈 크루즈 까베르네 소비뇽 레제르바(Perez Cruz Cabernet Sauvignon Reserva/칠레/58,000원)입니다. 적당한 가격에 어떤 요리에도 무난하게 어울리며 마트에서 판매되는 3,4만원대 와인에 필적합니다. 참고로 여기에 적힌 가격은 파라디소에서 음용할 때의 가격입니다. 개인적으로 구하시면 이보다는 당연히 저렴하겠죠? 

 

이쯤에서 파라디소 직원에게 음악신청을 한번 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크리스 보띠(Chris Botti)의 Impressions앨범을 부탁해보세요. 첫 번째 트랙 (Prelude No. 20 in C Minor)과 두 번째 트랙 (Perte)을 들어보면 트럼펫의 음색이 이렇게 애잔하면서도 고혹적일 수 있다니…(너무 잘난 체했나요?)

 

 

 

와인을 소개해드리니 와인과 어울리는 몇 가지 음식도 함께 살펴볼까요? 레드와인은 치즈와 어울린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 보았음직 합니다. 물론 파라디소에서 준비한 치즈는 매우 훌륭하며 와인과 잘 어울리지만 중화요리(자장면, 짬뽕이 아닌 요리)나 스테이크와도 환상궁합이며 오늘 꼭 소개해드리고 싶은 것과 아주 잘 어울립니다. 와인은 '프로슈토(Prosciutto)'라는 녀석과 절친이지요. 돼지 뒷다리를 염장하여 2년정도 발효, 숙성시킨 이태리 생햄인데 햄이라하니 백설햄을 떠올리시는 분들이 있으시겠지만 맛은 천양지차입니다. 

 

프로슈토는 익히지 않고 그대로 숙성시키는 크루도(crudo)와 익혀서 먹는 꼬또(cotto) 두 종류가 있는데 파라디소엔 다행히 두 종류 모두 상비되있더군요. 그것도 슬라이스 된 채 팩으로 포장된 것이 아니라 넓적다리 전체를 다 가지고 있습니다. 사진에 소개된 것처럼 그린올리브를 곁들여 와인과 드시면 색다른 경험이 되실 겁니다. 제 경우엔 치아바따와 함께라면 더 맛있게 먹게 되더군요. 생햄이다보니 거부감이 있다면 좀 더 일반 햄스러운 모르따델라(mortadela)를 권합니다. 이 음식에 어울리는 와인으로 피규 리브 프리스타일(Figure Liber Freestyle/프랑스/69,000)을 함께해보죠. 

 

사실 생햄은 어떤 와인이든지 어울리지요. 참고로 저도 사실 파라디소에서 생햄을 처음 먹어보았습니다. 생햄의 존재를 알고는 있었지만 이곳에서 처음 접했을 때의 즐거움은 뭐랄까요? 영국의 유명한 쉐프인 제이미라는 사람이 TV를 통해 음식을 만드는 것을 보면 눈으로는 이해되지만 무슨 맛일지 참으로 궁금하더군요. 영국에 갈수도 없고... 그런데 지역 내 식당에 똑같은 것을 만드는 레스토랑이 있어 그곳에서 드디어 맛 본 그 느낌이랄까요? (비유가 적절했나요?)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리는 와인은 파머스 립 더 브레이브(Farmer's leap, The Brave Shiraz/호주,118,000원)입니다. 이름만큼이나 가격이 용맹스런 분입니다.  물론 맛 또한 과감하지요. 꽉 찬 바디감과 더불어 적당한 밸런스까지... 더 쉽게 말씀드리면 흠... 음식과 잘 어울리며 입과 마음을 행복하게 해줍니다.^^; 파라디소의 소고기 샐러드를 곁들이면 금상첨화가 될 것 같네요.

 

오늘 소개해드린 와인은 말 그대로 조족지혈수준입니다. 와인의 세계는 너무나 방대하여 죽을 때까지 모두 마셔보기는 커녕 이름을 다 들어보지도 못할 정도로 많죠. 파라디소에 소장한 와인 리스트만 해도 100개가 넘습니다. 매거진군산의 애독자들께 제가 좋아하는 그러면서도 파라디소에서 현재 판매되고 있는 와인을 중심으로 연말에 소중한 분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이 되시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수줍게 글을 올려보았습니다. 아참! 파라디소의 직원들에게 추천해달라고 하셔서 본인의 입맛에 맞는 와인을 고르는 좋은 방법 또한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파라디소 페르두또라는 곳이  많은 마니아를 확보하게 된 이유는 맛, 분위기, 주변경치, 직원들의 친절함에 더하여 소도시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문화를 소개한 것 아닐까 싶습니다. 일개 음식점에서 준비하는 수준을 넘어선 다양한 레파토리(재즈가 중심이긴 하지만 3년간 벌써 12번의 공연이 이곳에서 펼쳐졌더군요)는 적어도 이곳을 찾는 많은 이들에게 문화적 충격을 선사함으로 그에 따른 마니아층이 형성된 것이 아닐지... 

 

파라디소에선 12월부터 겨울한정요리를 준비중이라고 합니다. '굴라쉬'라는 스프라면 스프이고 스튜라면 스튜라 할 수 있는 따끈한 요리입니다. 저도 기대가 되네요.

 

파라디소 페르두또

전북 군산시 나운동 248-14

(063)471-8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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