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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거수(오래되고 큰 나무)를 통해 보는 군산이야기
글 : 이진우 /
2022.01.01 13:37:04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노거수(오래되고 큰 나무)를 통해 보는 군산이야기

일곱 번째 회현(澮縣面)의 회화나무

 

김태휘(스코트라 미래기획실 본부장)

macwon@naver.com

 

서울의 한복판 중구에는 회현동(會賢洞)이라는 동이 있습니다. 어진 사람이 많이 모여 살았다는데서 유래되었다고 하죠. 그래서인지 군산의 회현면을 듣게 되면 서울의 회현동이 떠오르며 남산자락의 분위기가 전해집니다. 하지만 군산의 회현이라는 지명은 옛 회미현(澮尾縣)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회미는 삼국사기(三國史記)회미현은 원래 백제의 부부리현이었던 것을 경덕왕이 개칭한 것이다. 지금도 그대로 부른다라는 기록으로 처음 등장합니다. 동쪽으로 대야면(大野面), 서쪽으로 옥구읍, 북쪽으로 개정면(開井面옥산면(玉山面)과 접하며, 남쪽으로 만경강을 건너 김제시 진봉면(進鳳面만경읍과 마주합니다. 이곳 지형은 북고남저(北高南低)형으로 북부에는 편마암으로 이루어진 해발고도 100m 미만의 산지가 있고, 남부에는 넓은 충적평야가 전개됩니다. 이는 본래 만경강 하구의 간석지였는데, 19101930년에 걸친 간척사업으로 평야로 조성되었습니다. 간척제방(干拓堤防)을 쌓고, 완주군의 경천(庚川대아(大雅) 저수지의 물을 간선수로(幹線水路)를 통해 끌어들여 경지정리가 잘된 미곡생산 중심지로 만들었는데, 이곳 간척지에서 생산되는 쌀은 옥토진미라는 브랜드로 매장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특별한 것은 사법고시, 외무고시 등 고시합격자를 다수 배출하여 고시촌이라 불리는 지역이기도 합니다. 기분 좋은 특별함입니다.

 

 

 

회화나무 심은 뜻은

 

이곳 회현면의 대정리에는 1935년에 개교한 공립초등학교가 있습니다. 회현초등학교 입니다. 나즈막한 산줄기 아래에 위치한 학교의 정문 우측으로 커다란 나무 한그루가 눈에 들어옵니다. 구불구불한 줄기와 가지의 모습은 멀리서 봐도 회화나무입니다. 역시나 학교의 교목이었습니다. 높은 기상과 지혜를 의미하는 회화나무는 학교의 교목으로서도 손색이 없습니다. 더구나 천 년 이상을 살 수 있는 나무니까요. 그 당시 아이들은 넓은 운동장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놀 곳이 많았으나 회화나무 아래가 시간을 보내기에 딱 좋은 장소였을 겁니다. 회화나무 아래에서 말뚝박기 놀이를 하거나 땅바닥에 말판을 그리고 꼰(고누)을 두기도 하였을 것이고 특히 넷플릭스의 웹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나왔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같은 게임을 하기에 그늘진 회화나무 아래만큼 좋은 곳은 없었을 겁니다.

 

 

중국이 원산지인 회화나무는 한자로 ()’로 쓰고, 이를 중국어 발음으로 혹은 라고 읽어 회화나무가 되었다고 합니다. 영어로는 Chinese scholar tree, 그래서 학자수(學者樹)라고 부릅니다. 옛 사람들은 집안에 이 나무를 심고 학자가 나오기를, 동구 밖에 심고 그 동네에 큰 인물이 나기를 바랐답니다. 그 유래를 거슬러 올라가면 중국 주나라 때 조정 뜰에 세 그루의 회화나무를 심고 우리나라의 3정승에 해당되는 삼공(三公)이 각각 회화나무 아래에 앉아서 정사(政事)를 논했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최고 벼슬의 상징이 바로 회화나무가 되었습니다. 정승의 벼슬을 한다는 것은 출세를 하는 것이니 이를 바라면서 심기도 하고 과거에 합격하면 회화나무를 심어 기념하기도 했던 것입니다. 특별히 공이 많은 학자나 관리한테 임금이 상으로 내리기로 했던 나무이기도 했는데요. 그래서 출세수(出世樹), 행복을 준다 하여 행복수(幸福樹)라 했고, 이러한 것은 양반들의 전유물이었던 까닭에 양반수(兩班樹)란 별칭도 가졌습니다. 또한 판관(判官)이 송사(訟事)를 들을 때에는 회화나무를 가지고 재판을 했다는데, 그 연유는 회화나무의 정갈함으로 진실을 찾을 수 있도록 하고자 함이었다고 합니다. 모든 좋은 것의 상징인 길상목(吉祥木)이었던 것이죠.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중국 한나라의 수도 장안의 가로수였던 회화나무를 가로수로 많이 심는데요. 필자가 사는 곳의 가로수 중에도 회화나무 가로수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서원이나 유교 관련 유적지의 회화나무는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최근 종영된 궁중 로맨스 드라마 연모의 촬영지이자 영남의 대표적인 양반촌인 경북 성주군의 한개마을에서도 회화나무를 보았는데요. 양반마을에서 회화나무를 반드시 만나는 것은 이 나무가 학자수(學者樹)’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나무가 직립하여 자라고 가지를 넓게 뻗어 선비의 기상을 갖고 있지만, 회화나무를 선비에 비유한 것은 중국 주나라 때 사()의 무덤에 이 나무를 심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한편 회화나무를 심으면 부자가 된다는 말이 유행이었던 동네가 있었습니다. 듣기만 해도 솔깃한 얘기인데요, 서울에서도 가장 부유한 동네인 압구정동입니다. 이곳 가로수가 회화나무라는 것 때문이었지요. 출세와 행복을 의미함을 넘어 부()를 이루는 것으로까지 확장되었네요. 하지만 회화나무 가로수는 부자 동네, 가난한 동네 할 것 없이 골고루 볼 수 있습니다. 의미를 떠나 일단 마음에 두고 보니 참 멋진 나무입니다.

 

무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리는 8, 꽃이 만발한 봄을 피해 이맘때쯤 가지 끝에 황백색의 자잘한 꽃을 피우는 회화나무는 우리나라 어디서나 잘 자라며 느티나무, 은행나무, 팽나무, 왕버들과 함께 우리나라 5대 거목중 하나입니다. 회화나무는 가지가 많아 넓게 자라며 어린가지는 푸른색을 띠는데 비비면 특유의 냄새가 납니다. 잎은 아까시나무와 비슷하며, 꽃은 꽃대가 휠 정도로 많이 피는데 밀원이 부족한 한여름에 꿀벌들에게 인기가 높습니다. 꽃은 괴화(槐花)라고 하여 꽃차를 만들어 마시는데요. 이 꽃차에는 루틴성분의 노란색소가 많아서 혈압을 내려주고 모세혈관을 강화시키는 효과가 있으며 눈을 밝게 한다고 합니다. 편협해지고 고집스러워지는 우리들에게 눈과 마음을 밝게 깨우고 살아야 한다는 경종이 될 것 같습니다. 열매는 9~10월에 노란색으로 익으며 둥근 씨앗이 줄줄이 연결되어 있는 꼬투리모양으로 독특합니다. 특히 열매에는 열을 내리고 혈액의 응고를 촉진해 주는 성분이 있어 예전에는 출혈이 있을 때 열매를 갈아 마시기도 했다는데요, 또한 천연여성호르몬이 풍부해 갱년기 증상을 완화시켜주는 효과가 있어 화살나무와 더불어 중년 여성을 위한 특급 약나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회화나무는 꽃과 열매, 껍질, 뿌리 등을 한약재로 사용하는데 주로 고혈압과 중풍, 손발의 마비 등 순환기계 질병과 치질 등에 효과가 크고 오래 먹으면 머리카락이 희어지지 않고 장수한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회화나무는 꿈의 나무입니다. 회화나무가 꿈의 나무인 까닭은 괴안몽(槐安夢) 때문인데요. 괴안몽은 중국 당나라 때 강남 양주 땅에 살고 있던 순우분(淳于棼)이라는 사람이 자신의 집 남쪽 커다란 회화나무 아래서 잠이 들었는데 괴안국(槐安國)의 부마가 되어 남가군(南柯郡)을 다스리며 20년 동안 영화를 누리는 꿈을 꾸었다는 데서 유래합니다. 그래서 회화나무는 일장춘몽(一場春夢) 혹은 남가일몽(南柯一夢)과 같은 의미를 가진 괴안몽을 낳은 나무입니다. 인생이 한바탕 꿈같은 것이라면 순우분처럼 회화나무 아래 낮잠을 자면서 멋진 미래의 꿈을 꿀 수만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을지도 모릅니다.

 

예로부터 회화나무의 꽃이 안쪽에서 피면 집안에 풍년이 들고, 밖에서부터 피면 논과 들에 풍년이 든다는 이야기도 전해지는데요, 커다란 노거수를 품은 회화나무 그늘은 시민들이 걷고 쉬어가는 힐링의 공간입니다. 또한 회화나무를 일컫는 괴()를 파지하면 나무 목()과 귀신 귀()가 되는데, 회화나무를 귀신 쫓는 나무라고 하여 궁궐에서도 잡귀를 쫓기 위해 많이 심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창덕궁의 정문인 돈화문을 들어서며 만나는 8그루의 회화나무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기도 합니다. 한편 회화나무의 꽃과 열매를 아홉 번 달여서 염색한 한지를 괴황지(槐黃紙)라고 하는데 잡귀신이 감히 범접을 못하는 기운이 있어 부적 종이로 사용하였다고 합니다. 부적의 바탕종이로 쓸 만큼 신목으로도 많이 심은 나무여서 그런지 양반이 이사 갈 때 필히 가지고 가야 할 씨앗 두 개가 있었는데, 회화나무와 쉬나무 입니다. 그 이유는 선비가 공부할 때 불을 켜는 등잔불 기름으로 쉬나무 씨앗을 선호했기 때문입니다.(다른 기름과는 달리 쉬나무 씨앗의 기름은 그을음이 없다고 합니다)

 

 

 

회현면의 문화재

 

회현면에는 시에서 향토문화유산으로 지정하여 관리하는 문화재가 있습니다. 향토문화유산이란 국가나 도에서 문화재로 지정하여 관리하지 않는 것으로서 선대로부터 전해져 오는 역사적, 예술적, 학술적, 기술적, 경관적 가치가 있는 유·무형의 유산이나 이에 준하는 자료로서 향토문화 보존에 필요한 것을 말하는데요. 여기서는 진주 강씨(호부사공파) 대종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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