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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저도 한국아줌마에요“
글 : 이진우 /
2021.02.01 10:37:58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이제는 저도 한국아줌마에요

필리핀 아르세니야씨의 군산 정착기

 

글 오성렬(主幹)

 

군산에 정착한 다문화가구는 2020년 기준 1,885가구로 이를 국적별로 보면 중국, 베트남 다음으로 필리핀으로 나타나고 있다. 전체 다문화 학생 수만 봐도 지난 10여년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할 정도로 이제는 국적을 가리지 않는 글로벌 결혼이 보편화됨으로써 다문화 가구는 꾸준히 더 늘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군산의 필리핀 이주민의 경우 정확한 통계는 없으나 주로 산업 현장에 고용 형태로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며 결혼으로 가정을 꾸리고 정착한 사례도 늘고 있다.

 

아르세니야’(한국명 김신애/50)씨가 한국에 정착한 것은 24년 전인 그녀 나이 26세 때다.

필리핀 제1의 섬으로 넓이 104,700km에 인구 2,400만에 달하는 루손(Luzon)섬의 벵게트(Benguet)주가 고향인 그녀는 직장생활을 하던 중 당시 선교활동 차 필리핀에 왔던

지금의 남편 박병근 씨를 만나게 되는데 그녀 역시 기독교 신앙을 가지고 있던 터여서 이러한 신앙적 유대감이 서로에게 호감으로 작용했는지도 모른다. 그는 한국에 돌아가서도 계속적인 편지로 아르세니야에게 구애를 했다.

 

하지만 친정 부모의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 사실 남편이 13년 연상이기도 한데다가 지금이야 한국이 1인당 국민소득 3만 불이 넘는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지만 당시만 해도 불과 11,000불 정도의 개발도상국으로 인식되던 시기여서 부모 입장에서는 그런 타국 남자에게 선뜻 딸을 주고 싶지 않았을 법도 하다. 하지만 남자 측의 구애가 진심에서 우러난 것임을 알게 되면서 아르세니야의 마음의 문이 열리고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 말처럼 끈질긴 설득 끝에 결국 결혼 승낙을 받기에 이르는데 이들은 1996년 필리핀에서 먼저 혼례를 치르고 한국에 들어와 친지들의 축하 속에 다시 한 번 예식을 올렸다.

 

낯선 나라 한국에서의 생활은 우선 언어의 장벽에다가 음식이 맞지 않는 등 문화 차이로 인한 고생이 적지 않았다. 남편은 영어사전과 한글사전을 앞에 놓고 그녀가 한국말을 빨리 습득할 수 있도록 쉬운 일상어부터 가르쳤다. 남편의 지극정성 사랑과 보살핌으로 점점 한국생활에 적응은 되고 있었지만 돌이켜보면 처음 2~3년간은 무척 힘든 시간이었다. 하지만 앞으로 한국인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문화적 이질감을 빨리 극복하고 하나라도 더 배워야 했기에 적응 노력을 한시도 게을리 할 수 없었다.

 

다수의 방송프로그램에서 소개

이들 부부는 신시도에 정착, ‘한라낚시·민박·횟집을 운영 중이다. 주민 90%가 기독교 신앙을 가지고 있는 신시도는 부군인 박병근 씨가 신시도성결교회 집사이자 어촌계장으로서 부부가 꾸준한 신앙생활과 함께 마을의 발전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이주여성 아르세니야의 모범적 정착기가 입소문을 타서인지 지난 2002.5‘KBS 피플 세상속으로를 비롯하여 ‘2003.CBS새롭게 하소서’ ‘MBC임성훈과 함께’ ‘KBS인간극장’ ‘2004.KBS아침마당’ ‘2006.KBS 6시내고향’ ‘2007.SBS생방송투데이’ ‘2008.WBC다문화가정이야기’ ‘전주국제영화제 폐막작 영화시선 1318(달리는 차은)’ ‘2010.KTV휴먼다큐’ ‘MBC우리는 한국인등 수많은 방송프로그램에서 취재, 소개된바 있다.

 

이주여성 길잡이가 되어준 세노야봉사단

필리핀 이주여성 회장을 맡고 있던 아르세니야가 세노야봉사단(단장 채영숙)과 인연을 맺은 것은 15년 전이다. 당시 출범 2년차이던 세노야봉사단은 가건모의 이주여성돕기프로그램을 통해 필리핀 이주여성 회장이던 아르세니야를 만나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채 단장 자택에 이들 약 20여명을 초청, 한국전통음식 만들기와 한국문화, 예절에 대한 교육과 더불어 영화동 소재 여성회관에서도 요리수업, 예절교육 등을 실시함으로써 이주여성들이 한국을 이해하고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적극 나섰다. 특히 명절 때 이들을 초청하여 식당에서 다 같이 식사를 나누며 명절임에도 고국에 가지 못하는 그녀들의 아쉬움을 위로하고 애틋한 마음을 나누었을 때는 이국 같지 않은 따뜻한 온정을 느꼈다는 여성들이 많았다.

 

아르세니야에 따르면 그 당시만 해도 엄마들이 젊어 비교적 시간을 내기가 수월했던 관계로 단합대회나 봉사활동 등의 참여가 가능했지만 현재는 약 100여명 내외에서 개별적 교류가 이루어질 뿐 이주여성의 정확한 실태파악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거의가 생활전선에 뛰어들고 있어 단합행사를 갖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들려준다. 사실 그녀 역시 식당, 낚싯배, 민박업 등을 하다 보니 개인적 여가를 갖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남편의 지원 속에 수협에서 운영하는 단원 70명 규모의 한여름봉사회에 참여, 바다쓰레기 청소 등을 하고 있고 앞으로 시간이 나는 대로 세노야봉사단 활동에도 동참하고 싶다 말한다.

 

아직 미혼인 간호사, 영양사 딸만 둘을 두고 이제 한국아줌마로서 다복한 가정을 꾸리고 살고 있는 아르세니야 씨, 한 가지 아쉬움은 남편과 같이 해마다 필리핀 친정에 다녀오고 그곳 형제, 자매도 종종 군산에 다녀가는데 정작 친정 부모님이 너무 연로하셔서 한 번도 한국에 오시지 못하는 것이다. 대신 한국의 방송에 소개된 모습이며 평소 일상을 영상에 담아 보내드리고 있다면서 부모님이 그 영상으로 딸과 외손녀를 보면서 무척 흐뭇해하신다는 말을 들려준다.

 

채영숙 단장에 따르면 15년 전 아르세니야는 젊고 예쁜데다가 성격이 밝고 리더십이 있어 누구한테나 호감을 주었고 모임을 잘 이끌어가고 있었다고 한다. 오직 남편 하나만 믿고 낯선 나라 한국에 들어와 지난 26년 동안 듬직한 남편과의 사이에 딸 둘을 두고 경제적으로도 안정의 기틀을 이루기까지 문화적 차이에서 그녀가 겪은 애환도 많았을 터이다.

 

신시도의 자랑 한라횟집

그녀 부부가 운영하는 한라낚시·민박·횟집은 이미 많은 방송에서 소개된 것처럼 고군산 청정해역에서 갓 잡아 올린 싱싱한 회를 저렴한 가격대에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소로서 스스로 신시도의 자랑이라는 자부심에 차있다. 이러한 업소로 성장하기까지 그들 부부가 기울인 그간의 노력이 얼마나 대단했을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데 이처럼 당차게 집 안팎의 일을 비롯하여 사회적 인간관계의 폭도 넓히며 열심히 살고 있는 그녀는 이제 누가 봐도 영락없는 한국아줌마다.

 

한라낚시·민박·횟집

군산시 옥도면 신시도리 126-1

T.063)463-9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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