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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거나 드시고, 편히 쉬다 가세요’ 일상 속 쉼표 한 조각 ‘월명동 휘겔리’
글 : 김혜진 /
2019.03.01 12:29:33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아무거나 드시고, 편히 쉬다 가세요’

일상 속 쉼표 한 조각 ‘월명동 휘겔리’

 

 

 

 

 휘게(hygge). 사랑하는 가족이나 친구 또는 혼자서 보내는 소박하고 여유로운 시간을 뜻하는 덴마크어, 노르웨이어 명사로, 일상 속 소소한 즐거움이나 안락한 환경에서 오는 행복을 뜻한다.  인터넷이 발달하며 인간 관계는 겉잡을 수 없이 넓어졌고, 누릴 수 있는 콘텐츠도 대폭 늘었다. 컴퓨터 자리를 꿰찬 스마트폰이 이 어려운 일들을 해내고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공허하다고 한다. 놀거리, 먹거리, 즐길거리가 굉장히 많아졌는데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도 덩달아 늘었다.

 


 


 

 

 필자 역시 스트레스로 몸과 마음이 매우 지쳐 있었다. 새로운 것을 발굴하고, 새 사람들을 알아가는 과정은 흥미로웠지만 피곤하기도 했다. 일에 쫓기다보니 자연스럽게 주변을 놓치기 시작했다. 무언가 꽉 막힌 걸 풀고 싶어도 마땅한 공간이 없었다. 여럿이 만나 수다를 떨며 스트레스를 해소해도 일시적이었다.

 

 그러다 지인의 추천으로 <매거진군산> 인터뷰 차 ‘월명동 휘겔리’에 가게 됐다. 지인 왈 굳이 인터뷰가 아니더라도 이곳에 가면 마음이 편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나무로 된 외관에 맥주 한 잔 기울이며 푹 쉴 수 있을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이곳은 월명동 주민센터 후문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몇 발자국만 가면 나온다. 나무로 된 묵직한 미닫이문을 열면 홀로 가게를 운영하는 사장님이 손님을 반긴다. 

 

 

 

편히 쉬었다 가는 공간


 월명동 휘겔리는 1인 매장이다. 이정인(39) 대표 홀로 가게를 운영한다. 음식 나오는 시간은 다소 길지만 맛은 확실하다. 원래 비영리법인단체에서 문화예술을 기획하는 일을 했지만, 2010년 일본 출장 겸 연수를 떠난 게 요식업을 하게 된 계기가 됐다. 식당에서 했던 주말 아르바이트를 평일까지 하다보니 큰 가게에서 이런저런 시스템을 배울 기회가 생겨 요리와 한층 가까워졌다. 20대에 세계일주하며 각 나라의 음식에 관심을 가진 것도 이유 중 하나다.

 


 

 

 휘겔리는 지난해 10월 문을 열었다. 이 대표는 2년 전 ‘마흔이 되기 전 내가 생각했던 것들을 해 보자’ 하며 1년간 여행을 떠났고, 음식을 파는 ‘식당’보다 공간에 대한 의미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러던 중 작년 8월 무더운 군산 길을 걷다가 세월을 덧입힌 군산의 흔적을 마주했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공간. 그는 군산 원도심 곳곳을 둘러보고 동네 소시민들, 옛 모습을 간직한 건축물들을 마주했다. 그 차분함이 주는 느낌이 좋아 10월 가게를 오픈했다. 가게 이름은 휘게(hygge)와 마을 리(里)를 합했다. 

 

 

 

이곳에선 ‘아무거나’ 드세요 


 “뭐 먹을래?”, “아무거나.” 

 우리는 음식이 넘쳐나는 세상 속에 살고 있지만 막상 먹고 싶은 메뉴를 고르는 데는 어려워한다. 무언가를 골라야 직성이 풀리는 세상. 무심코 던진 “아무거나” 한 마디로 싸우는 커플들도 많다.

 


 


 

 

 월명동 휘겔리에서는 마법의 “아무거나”가 통한다. 밥을 먹어도 좋고, 술 한잔 기울여도 좋다. 획일화된 술이 아닌, 취향에 맞는 술을 찾고 싶을 때 남 눈치 보지 말고 이곳에서 ‘아무거나’ 마셔도 좋다. 혹시나 이 곳을 들를 때 “사장님, 가장 맛있는 음식(술)이 뭐에요?” 라고 질문할 생각이었다면 잠시 묻어 두자. 이곳에선 고민할 필요 없이 아무거나 먹고 마시면 된다. 어차피 40여 가지가 넘는 메뉴가 있기 때문에 선택폭이 넓다. 니혼슈(日本酒), 쇼츄(燒酎) 및 가벼운접시, 차가운접시, 기름진접시, 따뜻한접시, 식사접시 등 다양하다. 가격도 저렴해 부담없이 술마시며 하나씩 시켜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오늘도 고생한 당신에게


 누구나 잡다한 고민들로 힘들어하며, 사람이 그리울 때가 찾아온다. 놀거리, 즐길거리는 넘쳐나는데 사람들은 아날로그를 찾는다. 화려한 유흥을 즐기면서도 가끔은 마음 맞는 두세명의 사람들과 술 한잔 나누며 허심탄회한 얘기를 나누길 바라는 게 사람의 마음이다.

 


 

 

 사람이 있는 곳엔 공간이 있다. ‘공간’ 속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오고간다. 사람이 어떠한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 공간의 특성도 나눠지기 마련이다. 월명동 휘겔리는 오롯이 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일에 치일 때, 인간관계에 지칠 때, ‘아무거나’ 먹고 싶을 때 이곳의 문을 열어 보자.

 

 혼자도 좋고 가족, 친구와 동행해도 좋다. 비슷한 삶의 무게를 짊어진 사람들과 한데 모여 위안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월명동 휘겔리

군산시 구영5길 68 

오후 5시 30분~새벽 2시(주문마감)

매주 화요일은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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