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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는 숫자일 뿐’ 부동산공인중개사 최고령 합격 86세 김종기 선생
글 : 오성렬 /
2018.01.01 14:46:03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나이는 숫자일 뿐

부동산공인중개사 최고령 합격

86세 김종기 선생

 

지난 10월 군산대에서 치러진 공인중개사 제28회 고시에서 평균보다 높은 점수로 합격한 김종기(86)선생이 화제다. 사실 이번의 합격은 34(三顚四起)끝에 이뤄낸 결실인데 1차 시험은 쉽게 통과하면서도 번번이 2차 시험에서 그것도 한, 두 문제 차이로 고배를 들다보니 생각할수록 스스로에게 화가 나면서 아쉬움이 발동해서였다. 10년 전 중개사 시험을 처음 시작할 당시만 해도 때마침 찾아온 건강악화로 공부 도중 실신하는 바람에 119구급차로 실려 간 적도 있을 만큼 고통을 겪으며 중간에 포기할 생각도 있었지만 그렇다고 한 번 다짐한 목표를 저버릴 수는 없었다. 이제 그는 합격했다 해서 부동산중개업소를 개업할 생각은 없다. 꿈을 이루었다는 자아실현의 성취감이면 족하거니와 자신의 법률지식을 연로한 사회적 약자 층을 위해 봉사하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에서다.

 

김종기 선생은 부안 태생으로서 전북대 법정대를 졸업한 뒤 한때 사법고시를 공부하던 법관 지망생이었다. 공부 도중 결혼하게 되어 자녀가 셋이나 태어나는 동안 낙방만 거듭하자 결국 사법고시의 꿈을 접었다. 이후 공무원 공채를 통해 전북도와 장수군청, 옥구군청, 군산시청 등지에서 사무관으로 봉직하다가 정년퇴직했다. 22남 자녀들도 학구적인 부친의 영향 때문인지 하나같이 공부를 잘 했다. 큰딸은 전북대사범대를 수석 졸업하고 막 바로 인천으로 발령을 받아 교편생활을 하면서도 대학원에 진학, 공부를 더 한끝에 지금은 사위가 교수로 있는 모 대학에 출강하고 있고, 둘째딸과 큰아들은 서울대를, 막내아들은 고려대를 졸업한 재원들이다. 당시 공무원 박봉으로 이렇듯 자녀들을 교육시키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고생을 견디며 남편과 자녀들을 위해 헌신해준 아내가 너무 고맙다면서 그 모든 공을 부인에게 돌린다.

 

김 선생의 공부는 주로 서해대 도서관을 이용했다. 최근의 수험생 연령층은 30~40대가 대세로서 50~60대도 극히 드물고 70~80대는 아예 없는 현실인데 고령의 그가 공부에 전력을 다하는 모습을 본 젊은이들로서는 의아함도 들었겠지만 반면에 저토록 나이 드신 분도 하는데 내가 포기할 수는 없다는 긍정적 동기부여도 됐으리라 본다. 자신의 공부가 다른 이에게 자극을 주어 가 일층 힘을 내게 하고 도전의 꿈을 새롭게 한다는 것은 분명 흐뭇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문화동 대로변에 위치한 김 선생의 자택은 93년도에 신축한 3층 자가 건물로서 상가인 아래층은 세를 주고 그는 부인과 단둘이 3층에서 거주한다. 그의 방에는 많은 책들이 있고 젊은이 못지않은 새로운 사조와 시대의 흐름도 놓치지 않으려 틈틈이 컴퓨터 검색도 즐긴다. 노익장을 유지하는 건강 비결을 묻자 자택이 3층이라서 매일 걸어서 계단을 오르내려야 되고 부부가 함께 노인종합복지관에 나가 탁구를 즐기다 보니 다리 힘이 좋아졌다면서 옥상에 텃밭을 만들어 배추, 상추, , 쑥갓 등을 직접 재배하고 인스턴트식품은 철저히 피한 것도 건강에 도움이 된 것 같단다. 그래선지 8순의 연세에도 그는 아직도 안경 없이 독서를 한다. 평생 보약을 먹어본 적이 없음에도 좋은 시력을 유지하는 것은 평소 결명자차를 즐기기 때문인 듯하다는 말도 들려준다.

 

그는 늙은이로 취급받는 것이 싫어 어르신으로 불리는 걸 맘에 안 들어 한다. 20년 차이 정도면 그냥 형님이라 부르라 하고 호형, 호제로 지낸다. 그러면서 나이는 숫자일 뿐, 몇 살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고 몇 살의 모습과 생각으로 살고 있느냐가 중요하지 않겠냐면서 매일 한 가지라도 더 배우려하고 젊은이들과 어울리는 게 중요하더라는 말을 들려준다. 또한 부모 재산 다 물려받고 나면 자식들이 부모 봉양을 귀찮아하고 부모가 치매에 걸리거나 거동이 불편하기라도 하면 요양원 등에 방치하는 등 그로 인한 부모형제간 가족 갈등이 극심해지는 세태를 보면서 진정한 자식 사랑은 재산을 물려주는 게 아니라 부모가 스스로의 건강을 잘 가꿔 자식들에게 병수발의 부담을 주지 않는 것이라는 말도 들려주는데 전적으로 공감이 가는 의견이다. 아직 전북대 법정대 동문 모임 회장직도 가지고 있는 그와 달리 나이 핑계나 대며 스스로 무력감에 빠지는 사람들도 많은 현실에서 김 선생의 생활과 삶의 철학은 주위에 좋은 본보기가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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