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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녀도 2구 ‘천해호’ 진수식에 다녀오다.
글 : 이생곤 /
2017.07.01 15:52:32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무녀도 2천해호진수식에 다녀오다.

 

- 준비한 음식 정성껏 나눠

- 이웃간의 정과 흥이 넘쳤던 한마당

- 축하객들 만선을 기원

 

아따 참말로 음식 푸짐허게 차렸고만, 언능들와 한잔들 하소.. 아따 겁나게 오래간만에 완전히 동네잔치가 벌어졌고마이."

 

마른 가뭄이 기승을 부리던 지난 17일 후텁지근한 낮 12, 군산시 옥도면 무녀도에서 어선 진수식이 벌어졌다. 선주(윤정열·45)는 본 기자의 지인으로 무녀도에서 태어난 바다 사나이다.

 

바다와 하늘이 매우 푸르른 그 날 무녀도에서 벌어진 진수식은 웃음꽃이 활짝 핀 화합의 장이었고 잠시나마 마을의 정을 나누는 자리였다.

 

무녀도는 군산에서 서쪽으로 약 35km 떨어져 있다. 주변에 함께 어우러져 있는 신시도,선유도, 장자도 등과 함께 군도를 이루고 있다. 남쪽에 있는 131m 고지의 무녀봉을 제외한 지역은 경사가 완만한 구릉지와 유사하다. 주민 대부분은 어업에 종사하고 마늘, 양파, , 배추 등 기본적인 채소는 자체적으로 가꾸어 먹기도 한다.

 

새만금 개발이 본격화되는 2000년대 초 만 하더라도 이곳은 이웃들 간의 정이 철철 넘치는 인심으로 웃음꽃이 만발하던 곳이었다. 주변 섬인 야미도, 신시도 등이 육지화되고, 자본과 문명의 이기들이 도입되면서 시나브로 사라져간 이웃들간의 '', 이번 진수식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회복되기를 기원하면서 진수식 참관 후기를 적어본다.

진수식 주인공인 '천해호'

 

윤정열 사장이 3개월 전 발주한 '천해호', 이 배가 며칠 전 무녀도 정박지에 도착했다. 진수식을 앞둔 오늘의 주인공인 천해호는 만선을 바라는 이웃들의 염원을 바라는 깃발을 매단 채 힘차게 펄럭이고 있었다.

 

앞으로 이 배는 해역을 누비며 봄에는 알이 풍성한 꽃게, 여름에는 우럭, 광어, 놀래미 등 연안에서 포획되는 생선을, 가을에는 봄에 잡지 못했던 가을 꽃게, 겨울엔 무녀도 인근에서 양식하여 채취되는 김을 실어 나를 것이다.

 

음식을 나누고 천해호 만선을 기원하다

 

배의 규모는 약 10. 윤정열 사장이 자신의 애마인 천해호를 바다에 띄우는 날, 자신이 손수 준비한 음식들을 동네 아낙들과 축하를 해주러 온 지인들에게 성심성의껏 대접했다.

 

정성스럽게 준비한 음식은 이웃들과 나누기도 하지만 바다의 신과도 나누는 것은 배의 안전과 만선을 바라는 선주의 마음이 아니겠는가. 끊임없이 나오는 음식과 곁들여져 나오는 막걸리가 사람의 흥을 돋우는데 양념이 되었나 보다.

 

축하해주러 온 동네 분께서 적당히 오르는 취기를 억누르지 못했는지 "오늘처럼 기분 좋은 날 춤이라도 춰야지 않겠는가" 라면서 덩실덩실 춤을 춘다.

 

옆에 있는 아주머니는 한술 더 뜬다. "춤만 추니깐 재미가 없고만요, 음악 좀 틀어 보랑께요. 재미있게 놀아줘야 좋은 기운이 이 배로 옮겨 간당께요."

 

선주가 급히 조타실로 올라가서 트로트를 튼다. 외부에 달린 광폭 스피커에서 나오는 트롯트와 막걸리는 묘한 조화를 이뤄 술맛을 더욱 돋운다.

 


 

 

진수식이 가져다준 이웃들 간의 소통

 

이곳 무녀도는 불과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육지와는 거리가 먼 고군산군도 중 이름 없는 한 개 섬에 불과했다. 그러나 관광지의 폐해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요즘 마을 사람들이 함께 어울리고 이야기하는 모습이 기자의 눈에는 꽤나 인상이 깊었다.

 

물질은 풍요로워졌지만, 인심은 왜 그리도 각박해졌는지, 문명의 이기들은 각자의 집에 잘 갖춰져 시간도 풍족해졌건만 소통하는 데는 왜 그리도 각박해졌는지...

 

먹거리가 거의 떨어져 갈 때쯤 젊은 축에 속하는 한 분께서 의미심장하게 한마디 한다.

 

"오늘 정열이 진수식 때문에 오랜만에 마을 사람들이 즐겁게 노는 것 같네요. 앞으로도 서로 웃고 즐기는 날이 많아졌으면 좋겄네요."

 

진수식을 보는 마을 사람들의 시선

 

"젊응께 큰돈 들여 이런 것(배를 짓는 것)도 가능하지, 우리 같이 늙은 사람들은 절대 못혀, 참말로 대견허고만."

 

진수식을 축하해주러 온 사람들 중 환갑이 넘은 분들도 상당했다. 진심 어린 축하의 메시지에 속에는 젊었을 적 자신의 처지와 교차가 되는 듯 아쉬움도 조금은 뭍어나는 멘트였다.

 

"정열이 형님이 스타트 끊었응께, 쫌있음 나도 한번 진수식 할라요. 기다려 봐요.""아따 니가 돈이 어디있다고 그리 나서냐.. 나도 아직 생각을 못혔는디... 이게 아무나 허는거냐.. 돈이 있다고 하는 것은 절대 아녀... 사업 운이 있어야지 이것도 허는 거지."

 

옆에서 젊은 친구들도 한마디 거든다.

 

45세 젊은이 윤정열 사장, 동네 분들과 지인들의 진심 어린 축하를 받으면서 그가 남긴 한마디가 기자의 뇌리에 깊게 박힌다.

 

"섬 생활이 누구나 다 마찬가지이겠지만 특히 어릴적 저에겐 먹고사는 것이 되게 힘이 들었어요. 이 만큼 오기까지 부모님과 형제, 자매들 그리고 동네 어르신들의 도움이 무척이나 힘이 되었네요. 지금 보다 더 성공하다라도 자만하지 않고 주변을 살피는 그런 사람이고 싶습니다."

 

좋은 음식과 오순도순 이웃들과 나누는 환담에 어느덧 회복된 듯한 마을의 인심을 푸근하게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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