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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목식당 이희자 아주머니의 건강비빔밥. 맛도 착하고 가격도 착하네!
글 : 조종안 / jay0810@hanmail.net
2016.03.01 11:21:03 zoom out zoom zoom in facebook twitter kakaotalk kakaostory

우리 집 손님이니 맛있게 배불리 먹고 가셔야죠!”

거목식당 이희자 아주머니의 건강비빔밥. 맛도 착하고 가격도 착하네!

 

꽃샘추위가 훼방을 놓긴 하지만 완연한 봄이다. 겨우내 추위와 싸우느라 체내 영양분이 바닥난 상태여서 생활의 리듬이 깨지기 쉬운 계절이다. 자꾸 졸리고 몸이 나른해지는 춘곤증 현상이 나타난다. 의사들은 봄철은 간() 기능이 약화된 시기이므로 기름진 음식을 피하고 담백하고 싱싱한 채소류를 많이 먹으라고 권한다. 특히 햇빛과 바람을 맞고 자란 각종 봄나물로 비빔밥을 만들어 먹으면 건강에 좋다고 한다. -기자 말-

젓갈도 집에서 담그고 재료는 새벽시장 이용

 

군산시 문화동에 자리한 비빔밥 전문 거목식당. 옛날식 다방을 개조한, 그래서 촌티가 풀풀 풍기는 구닥다리 식당이다. 위치도 도로변에서 움푹 들어가 있고, 선간판도 손바닥만 해서 찾기도 어렵다. 식사 메뉴는 딱 두 가지. 건강비빔밥(5000)과 사골떡국(6000)이다. 맛도 좋고 값도 착하다. 그래서 그런지 점심때가 되면 손님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모여든다.

 

비빔밥은 전통 음식으로 한자 이름은 골동반(骨董飯)이다. 산채비빔밥, 육회비빔밥, 돌솥비빔밥, 비빔회덮밥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전주, 진주, 제주, 안동, 평양, 해주 등 지역을 대표하는 비빔밥도 있다. 그처럼 널리 알려진 상호들 다 놔두고 굳이 건강을 내세운 이유가 궁금했다. 아래는 거목식당 이희자(61) 주인아주머니 설명이다.

 

처음에는 고객의 건강을 기원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건강을 내세웠죠.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책임감이 더해지는 거예요. 눈에 보이지 않는 재료 하나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일종의 사명감 같은 것 있잖아요. 손님에게 색다른 맛을 제공하려면 음식을 소홀히 할 수 없어 단무지 외에 모든 반찬을 제 손으로 직접 만듭니다. 젓갈도 집에서 담그죠. 재료는 새벽시장을 이용합니다.

 

음력 정월이어서 그런지 요즘엔 떡국을 찾는 손님이 많은데요. 한우 사골을 푹 고아낸 육수로 끓입니다. 국물이 진하고 담백하다는 말을 많이 듣죠. 반찬이든 밥이든 손님이 더 달라고 할 때 기쁜 마음으로 서비스하는 것도 저에게 주어진 의무라고 생각해요. 상을 차릴 때마다 부족한 게 있으면 말씀하시라고 하죠. 우리 집에 오신 손님이니 맛있게 배불리 먹고 가셔야 하지 않겠어요.(웃음)”

 

음식 솜씨 배우는 재미도 쏠쏠해요

 

20년 전 혼자되어 생계를 위해 다방을 13년쯤 운영하다가 4년 전 단골손님들 권유로 식당으로 전업했다는 이희자 아주머니. 그는 “1990년대 중반 전북대 평생교육원에서 전통 궁중요리 과정(1)을 수료한 것이 식당을 개업하는 데 큰 힘이 됐다면서 처음엔 점심만 취급하는 식당으로 혼자 가볍게 시작했는데 지금은 주부아르바이트 두 사람을 고용할 정도로 발전했다며 환하게 웃는다.

 

거목식당은 주인아주머니가 전통 맛을 고수해서 그런지 50대 이상 중장년층이 손님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조금 늦으면 자리를 잡지 못해 차례를 기다려야 하는 날도 있다. 작년 10월부터 아르바이트를 해오고 있다는 노연하(38)씨 이야기를 들어본다.

 

저도 놀랐어요. 점심때만 영업하는 것으로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구요. 계모임이나 단체 회식을 하는 고객들이 날짜와 시간을 정해주면서 닭백숙을 준비하라거나 백반 정식을 차려 달라고 주문하는 걸 보면서 놀랐죠. 그렇게 주문이 들어오는 날은 저녁에도 영업하거든요. 주인아주머니 손맛이 그만큼 뛰어나고 친절해서 가능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노씨는 어린아이 둘을 키우고 있어 하루에 다섯 시간(오전 9~오후 2시까지)만 근무한다아주머니가 친딸처럼 아끼고 따뜻하게 대해주셔서 일하는 게 즐겁다고 말한다. 이어 그는 하루 일당을 받을 때도 기분이 좋지만, 아주머니에게 음식 솜씨를 배우는 재미도 쏠쏠하다고 덧붙인다.

 

아주머니의 권유, 돌아가신 어머니 떠오르게 해

 

거목식당을 처음 알게 된 시기는 한 달 전쯤. 눈이 무릎까지 쌓이고, 기온이 영하로 뚝 떨어진 데다 칼바람까지 세차게 불던 날이었다. 싸고 맛있는 식당이 있다는 선배들을 따라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맛본 건강비빔밥에 푹 빠졌던 것. 텃밭에서 금방 솎아온 것처럼 싱싱한 상추와 아주머니의 후한 인심이 입맛은 물론 추위에 얼어붙은 몸과 마음마저 녹여줬다.

 

건강비빔밥은 비주얼도 독특하다. 재료는 계란을 비롯해 상추, 버섯, 고사리, 도라지, 시금치, 당근, 콩나물, 무청(무시래기) 등 아홉 가지. 밥은 현미찹쌀, 백미, 보리쌀, 흑미 등이 들어간 잡곡밥으로 총천연색 시네마스코프다. 상차림도 푸짐하다. “부족한 게 있으면 언제든 말씀하시라는 아주머니의 한마디가 음식을 맛보기 전부터 포만감을 느끼게 한다.

 

방금 버무린 배추겉절이를 비롯해 열무김치, 미나리무침, 표고버섯볶음, 연근, 넙덕지(속박지), 오이무침 등 밑반찬도 정갈하다. 정성이 엿보이는 푸짐한 반찬들이 침샘을 자극한다. 표고버섯볶음이 건강에 좋다며 비빔밥에 넣고 팍팍 비벼 드셔보시라고 권하는 아주머니가 어렸을 때 밥상 옆에 앉아 성가시도록 챙겨주던 어머니를 떠오르게 한다.

 

건강비빔밥 한 그릇으로 다양한 약용음식 섭취

 

잘 비벼진 비빔밥 한 수저를 떠 넣으니 그 옛날 맛보던 고소한 들기름 냄새가 입안에 가득. 싱싱한 상추가 아삭아삭 향기롭게 씹힌다. 밥알이 탱글탱글해서 씹을수록 식감과 향미가 더한다. 두 번째 수저부터는 열무김치와 무시래기 나물을 한 가닥씩 번갈아 얹었다. 그 맛 또한 별미다. 시원한 콩나물국은 그야말로 금상첨화. 비빔밥과 최고의 조화를 이룬다.

 

맛깔스러운 만찬들. 상큼한 미나리 무침이 입안에 착착 감기면서 입맛을 돋운다. 한방에서는 계절별 약용음식으로 정월에는 연근, 2월에는 대보름 음식(고사리, 도라지, 취나물, 가지나물, 호박나물, 고구마순, 무청시래기, 콩나물 등) 3월에는 미나리를 꼽는다. 연근은 불면증에 좋고, 미나리는 무기질과 섬유질이 풍부해 해독과 혈액을 정화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겨우내 몸속에 쌓인 독소를 배출하는 데 미나리만큼 좋은 채소는 없다는 것.

예로부터 군산 지역은 복요리와 아귀찜, 아귀탕 등에 싱싱한 미나리가 꼭 들어간다. 동의보감은 갈증을 풀어주고 머리를 맑게 하며 주독을 다스린다고 적고 있다. 시인 정철의 <훈민가>에도 살진 미나리를 어찌 혼자 먹으리라는 대목이 나온다. 봄철 미나리는 월경 과다증을 정상으로 돌려주고 차가운 몸을 덥혀주는 부인과 계통의 질병에 더없이 좋다고 한다.

 

나른해지기 쉬운 봄철에 도망간 입맛을 잡아주는 온갖 푸성귀들. 옛 어른들은 '무엇이든 잘 먹는 게 최고 보약'이라고 했다. 우수(雨水)도 지나고 땅속에서 잠자던 개구리가 봄이 오는 소리에 놀라 튀어나온다는 경칩(驚蟄)이 성큼 다가왔다. 올봄엔 각종 나물과 채소를 한자리에서 섭취할 수 있는 건강비빔밥으로 건강을 관리하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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